제876화
박호섭은 박태호의 귓불을 잡아당기며 물었다.
“네가 언제 몰래 이런 걸 공부한 거야? 지금 중학교 2학년인데 고등학교 과정을 다 끝냈다고?”
“고등학교뿐만 아니라 대학교 2학년 과정까지 다 끝냈어요. 나중에 제가 사업을 해서 아버지 뒤를 이어야 하잖아요. 아버지의 가장 뛰어난 아들이 돼야죠.”
박호섭은 박태호가 똑똑하고 뭐든지 빨리 배운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에 그의 어깨를 툭 치며 말했다.
“역시 내 아들이야. 그 시합은 안 나가도 상관없어. 중학생들끼리 뭘 겨루겠다고. 됐다. 널 안 때릴 거야.”
박태호는 입꼬리를 살짝 올리며 박여진을 바라봤다.
“누나, 앞으로 모르는 거 있으면 나한테 물어봐.”
박여진은 얼굴이 살짝 붉어졌다.
그 당혹감과 수치심을 다시는 겪고 싶지 않았다.
분명 자신도 열심히 공부했지만 중학생 한 명에게 미치지 못했다.
그녀는 눈가가 살짝 붉어진 채 재빨리 고개를 숙이고 다시 의자에 앉았다.
“문제 좀 더 풀어야겠어.”
박태호는 박호섭에게 말했다.
“그럼 가정교사는 이제 오지 말라고 해요.”
“네가 이렇게 잘하는 줄 알았으면 가정교사를 왜 불렀겠어. 이 녀석, 평소에는 누나만 졸졸 따라다니더니 이렇게 많은 걸 공부했을 줄은 몰랐네.”
“아버지, 다 아버지께서 잘 가르쳐주신 덕분이에요. 그렇게 많은 선생님을 괜히 모셔왔겠어요?”
박여진은 그들에게 등을 돌린 채 그들의 대화를 들으며 자신이 한없이 초라하게 느껴졌다.
자신이 가장 자랑스러워했던 성적이, 이런 선택받은 아이 앞에서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자신이 내세울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이 남들에게는 가장 하찮은 것이었다.
눈물이 뚝뚝 종이 위에 떨어져 방금 쓴 글씨들이 번졌다.
그녀는 재빨리 손을 들어 시험지를 닦았지만 얼룩은 점점 더 커져만 갔다.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박태호는 나가지 않고 그녀의 옆에 앉아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
“왜 울어? 문제가 너무 어려워?”
그의 말투는 마치 안타까워하는 듯했는데 순간적으로 그녀를 껴안으며 몰래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자신의 감정에 빠져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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