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14화

동궁의 수리는 사실 대공사가 아니었다. 정원 하나와 수영장 하나를 파고, 고대를 하나 짓고 나면, 나머지는 여기저기 손보기만 하면 될 정도였다. 하지만 소요공은 무상황의 말만 들으면, 마치 큰 공사라도 벌이는 것 같다는 기분이 들었다. 그리고 무상황의 자부심에, 왠지 모르게 그가 짠하다고 느껴졌다. 마치 국고의 돈으로 정원을 꾸미는 것이 생애 최고의 소원이라도 되는 듯했다. 하지만 북당의 번영에 대한 기쁨을 담고 있으니, 제대로 고쳐야 했다. 소요공은 자금이 많이 있었기에, 자비로 유리기와와 백옥, 남목 같은 값비싼 자재들을 아낌없이 사용해서 동궁을 화려하고 아름답게 지으려 했다. 원경릉은 아이들을 데리고 돌아갔고, 우문호도 그저 가끔 동궁 공사 현장을 둘러보았다. 우문호는 삼대 거두가 매일 그곳을 지키며 이것저것 지시하고, 장인에게 일을 시키며 도면도 여러 차례 바뀐 걸 보자, 괜히 왔다고 느꼈다. 자리를 떠나려는 순간, 무상황이 그를 불러 세웠다. 그리고 우문호에게 새로 바뀐 도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우문호는 도면을 힐긋 보고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이 도면은 그가 처음 봤던 도면과는 완전히 달랐기 때문이다. “괜찮습니다.” 우문호가 한참 살펴본 뒤 말했다. “예전보다 훨씬 난 것 같습니다.” “어디가 좋으냐?” 무상황은 흥분하며 물었다. “음… 많은 것이 추가된듯 보입니다.” 우문호의 말에는 도면이 복잡해졌다는 뜻이 숨겨져 있었다. 동궁의 본청은 정사를 논하는 전각으로, 엄숙하고 조용한 분위기가 어울렸다. 그리고 뒤에는 정원으로 예정되어 있었던 공간이었지만, 지금은 그 위에 온갖 건축물들이 들어서 있었다. 가장 중요한 건, 고대가 또 하나 생겼다는 점이었다. 궁 안에 이미 하나가 있는데, 또 고대를 만든다니 말이다. 별이라도 따고 싶어하는 것인가? 게다가 동궁 자체가 그리 넓지 않다 보니, 정원까지 전부 건축물로 채워버렸다. 앞으로 태자가 산책하고 싶을 때 새소리나 꽃향기를 느낄 수 있는 공간조차 없을 것이다. 무상황은 그를 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