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28화
원경릉은 최부진의 일을 마무리한 뒤에야 손왕비를 떠올렸다.
원경릉은 일부러 궁에서 꽃구경 자리를 마련해 시누이들을 초대했지만, 손왕비는 여전히 몸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손왕비가 몸이 안 좋다고 한 지도 꽤 되었기에, 원경릉은 걱정이 되어 모임 장소를 아예 손왕부로 옮겼다.
모두가 함께 손왕부로 가고 나서야 오랜만에 손왕비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손왕비는 몹시 수척한 얼굴로, 눈에 생기도 없었고 마음이 걱정이 있는 듯한 모습이었다. 자리에 함께 앉아 있어도 예전처럼 환하게 웃지도 않았고, 대화도 어색하게 겨우 이어갈 뿐이었다.
미색이 이유를 캐물어도, 손왕비는 억지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별일은 없다. 그저 모든 것에 흥미를 잃었을 뿐이다.”
그 모습을 본 원경릉은 혹시 둘째와 부부 사이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닐까 싶었다.
점심 식사 후, 다들 정원에 앉아 있을 때, 손왕이 잠깐 들렀다. 평소처럼 담담하게 대화를 나누는 손왕과 손왕비의 모습은, 큰 갈등이 있어 보이진 않았다.
결국 원경릉은 손왕비의 손을 잡고 사랑방으로 들어가 단둘이 대화를 나누기로 했다.
처음엔 손왕비도 말을 아꼈지만, 원경릉이 몇 번 더 물어보자 갑자기 눈가를 붉혔다.
“정말 큰일이 있었던 건 아니야. 그저 매일 사는 것이 지루할 뿐이구나. 아침에 눈 뜨면 그저 해 지기만을 기다리고, 밤엔 또 잠이 안 와서 해 뜨길 기다리고…”
원경릉은 그녀의 손을 꼭 잡았다.
“언제부터 그랬습니까?”
“몇 달이나 됐다.”
손왕비는 멍한 눈빛을 하다가, 이내 쓴웃음을 지으며 눈물을 글썽였다.
“사실 이런 이야기 별것도 아닌 것 아니냐? 부끄러워서 말도 못 하겠구나. 너희들한테, 둘째와 지내는 것이 지루해서, 너희 부부들처럼 다정한 것이 부럽다고 말하겠느냐? 정말 입을 떼지 못하겠구나. 다들 부부끼리 오래 지내다 보면, 담담해지지. 하지만 너희들이 오붓이 지내는 것을 보니, 나도 모르게 욕심이 생기더구나. 나도 너희처럼 살고 싶었다.”
원경릉은 당황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이야기였다.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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