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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왕비명의 왕비
Oleh: Webfic

제3529화

원경릉은 곧장 몇 가지 방법을 전수해 주었다. 물론 대화를 나누는 것도 중요하긴 하지만, 그 전에 먼저 작은 변화를 시도해야 했다. 그리하여 두 시누이는 방 안에서 무려 반 시진 넘게 작전을 짰다. 원경릉의 말을 들은 손왕비는 황후의 방법이 과연 통할까 반신반의했지만, 그래도 한 번 해보기로 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손왕은 곧바로 부인의 평소와 다른 점을 눈치챘다. 예전처럼 화려한 옷을 입지 않고, 수수한 색감의 옷을 입기 시작했고 화장도 연하게 했다. 그리고 전처럼 그를 붙잡고 잔소리도 하지 않았고, 예전보다 여유로운 모습으로 시녀들과 정원에서 꽃을 감상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손왕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 어차피 그동안 부인에게 감정 기복이 있어도 스스로 잘 추슬렀으니 말이다. 오랜 부부란 그런 것 아닌가? 손왕은 수수한 옷을 입은 손왕비가 아름답다고 느꼈다. 전체적으로 분위기도 차분해져서, 자기도 모르게 몇 번 더 시선이 갔다. 마침 그녀의 시선이 그에게로 향했고, 석양이 그녀의 얼굴을 감싸며 금빛으로 물들였다. 손왕비의 어딘가 모르게 착잡한 눈동자에 미소가 떠올랐지만, 이내 시선을 돌렸다. 손왕은 순간 멍해졌다. 오랫동안 함께 지낸 부인이 오늘따라 사랑스럽게 느껴지다니? 손왕의 시선이 다시 그녀에게 머물렀다. 손왕비는 시녀의 이야기를 조용히 들으며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손왕비는 과거, 항상 말을 멈추지 않는 편이었다. 하지만 이렇게 다른 사람의 말을 경청하는 모습이 오히려 보기 좋았다. 그는 방으로 돌아와 옷을 갈아입고 혼자 저녁을 먹었다. 손왕비가 일이 있다고 이미 나갔기 때문이었다. 손왕은 해가 지는 시간이 다 되었는데 무슨 일로 손왕부를 나서는 것인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일이 있으면, 낮에 처리하면 그만인 것 아닌가? 예전 같았으면 자신이 관청에서 돌아오면, 졸졸 따라다니며 떠들었을 그녀였는데 말이다. 하지만 역시나 그는 손왕비가 원하는 대로 상관하지 않기로 했다. 어차피 홀로 조용히 있는 것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날이 며칠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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