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541화
무상황은 주 어르신 앞에 폐지를 놓고, 내공으로 구겨진 자국을 천천히 없앴다.
이제는 쓰인 내용을 아주 뚜렷하게 볼 수 있었다.
주 어르신은 조용히 종이를 바라보다가, 이내 눈살을 찌푸리고 무거운 표정을 짓기 시작했다.
무상황은 그가 천하가 무너져도 안색을 바꾸지 않을 사람이라는 것을 알고 있기에, 갑작스럽게 심각해진 표정에 깜짝 놀라 급히 물었다.
“무엇을 쓴 것인가?”
소요공도 옆에서 고개를 들이밀고 글자를 열심히 들여다보았다. 이 글들을 안다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일이라, 소요공은 못내 주 어르신에 대한 존경심이 생겨났다.
“어서 말하게. 대체 무엇이라 썼는가?”
무상황은 계속 미간을 찌푸린 주 어르신을 손으로 툭툭 밀며 말했다.
주 어르신은 손가락으로 첫 줄을 가리켰다.
“이것 좀 보시오. 이걸 아미라고 읽는 게 맞소?”
“맞아, 나도 알고 있네. 하지만 대체 무얼 썼다는 말인가?“
무상황은 인내심을 잃었다.
“전체적인 내용을 말하게나. 예전에 배웠다고 하지 않았는가?”
주 어르신은 멈칫하다, 어깨를 살짝 움츠렸다.
“조금 배운 것뿐이오. 강아지, 아기, 안녕하세요... 이런 건 알지만, 그런 말은 없지 않소.”
“그래서 못 알아보는 것인가?”
무상황은 못내 화가 났다.
“그럼, 자네는 왜 인상을 찌푸리는 것인가? 깜짝 놀랐네.”
“못 알아보는데 얼굴을 찌푸리는 것이 당연한 것 아니오?”
주 어르신은 소요공을 힐긋 보았다. 소요공의 눈빛에 담겨 있던 존경심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지는 모습을 보자, 못마땅한 듯 말했다.
“오늘 황후가 온다고 했으니, 황후에게 보여줘야겠소.”
“그걸 말이라고.”
무상황은 종이를 접어 소매에 넣으며 말했다.
“황후가 오면 보여줄 것이네. 아마도 사모의 정이 적힌 시가 아닐까 싶네. 주디도 가끔 참 감성적이지 않은가?”
주 어르신과 소요공은 ‘감성’이라는 단어에 눈을 휘둥그레 떴다. 무상황의 입에서 감성이라는 단어가 나오니, 괜히 어색했다.
정오가 되자, 원경릉이 도착했다. 그녀는 도착하자마자 희 상궁의 상처를 소독해주었다. 이미

Klik untuk menyalin tautan
Unduh aplikasi Webfic untuk membuka konten yang lebih menarik
Nyalakan kamera ponsel untuk memindai, atau salin tautan dan buka di browser seluler Anda
Nyalakan kamera ponsel untuk memindai, atau salin tautan dan buka di browser seluler A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