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6화
"주인님, 큰일이 났습니다. 집 주위에서 누군가가 우리를 감시하고 있는 것 같아요."
임호는 이튿날 바로 도범을 찾아가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하지만 화원에 앉아있는 도범은 전혀 개의치 않은 듯 차를 마시며 담담하게 웃었다. "어느 쪽 사람인 것 같았나요?"
"틀림없이 왕씨 가문의 사람들일 겁니다. 저희가 도망갈까 봐 두려웠던 거겠죠. 그리고 그들 가문 중에 진정한 고수가 없으니 여직껏 쳐들어오지 않은 거고. 왕씨 가문은 어디까지나 삼류 세가입니다. 저를 제외하고 강자라고는 3성급 대장의 실력에 비견되는 몇 명의 노인들밖에 없었거든요. 그래서 감히 쳐들어오지 못하는 겁니다."
"게다가 유씨 가문의 강자들이 경성 쪽에서 건너오려면 적어도 하루의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그래서 왕씨 가문의 사람들이 저희가 도망갈까 봐 걱정되어 주시하고 있는 거겠죠."
임호가 다시 도범을 향해 물었다. "주인님, 어떻게 할까요?"
이에 도범은 오히려 그더러 앉으라고 하고는 유유히 말했다. "방금 장 대장님도 오셔서 저에게 말했거든요. 하지만 두려울 것 없습니다. 요 며칠 외출하지 않고 여기서 상대방이 오기를 기다리면 됩니다. 걱정마요, 도망갈 필요도 없습니다."
"좋아요."
임호는 고개를 끄덕였다. 앞에 있는 도범을 더욱 꿰뚫어 보기가 어려웠다. 그는 이곳으로 들어온 후에야 이 안에 있는 장세천이8성급 대장이라는 것을 알았다. 그런데 그런 강자가 도범의 곁에 남아 도범을 위해 일하기를 원하다니. 도범의 실력이 9성급 대장을 초월했거나 9성급 대장에 비견되는 게 분명했다.
다만, 이렇게 놀라운 전투력을 가진 사람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었다는 점이 제일 의심스러웠다. 원래대로라면 연성은 물론이고, 경성 쪽에서도 분명 소문이 났어야 했겠는데.
같은 시각, 조씨 집안 사람들도 곧 소식을 알게 되었다.
그중 한 사람이 조씨 가문의 가주 앞으로 다가가 말했다. "가주님, 알아냈습니다. 도범 등은 저희 연성 사람이 아니라 외지에서 온 자들입니다. 어느 성에서 왔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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