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걸은 검은 눈을 가늘게 뜨고 품속에 있는 사람을 보니 마음이 저려오는 것 같았다.
그는 이 느낌이 약물과 관련이 있는 건지, 아니면 자신의 정서로 인한 건지 분간할 수 없었지만 원유희를 품속으로 꼭 안고 싶었다.
‘그녀가 나에 대한 공포는 다 내가 초래한 거야.’
하지만 김신걸은 원유희에게 약물에 관한 일을 말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유가 무엇이었든 원유희가 받은 상처는 정말이니까. 내 몸의 독이 모두 없어진다면 그땐 어떤 심정일까? 미친 소유욕이 사라지면 뭐가 남지……?’
윤설은 어전원에서 일어난 일들을 알지 못했다. 심지어 원유희가 돌아왔는지도 모르고 매일 사모님이 되는 꿈을 꾸고 있었다.
그녀는 운전해서 막힘없이 어전원으로 들어갔다.
그녀의 몸엔 일반인과 비교할 수 없는 명품들이었다.
하지만 입가에 웃음기가 채 가시기도 전에 굳어버렸다.
먼 곳에 윤설이 혐오스러워하는 그림자가 벤치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핸드폰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햇빛이 그녀의 몸에 쏟아져 빛이 나는 것 같았다.
윤설은 잘못 본 줄 알고 다가갔다.
“원유희?”
윤설은 놀라서 큰소리로 물었다.
“네가 왜 여기에 있어?”
원유희는 그녀를 한 눈 보고 아무 표정 없이 말했다.
“내가 내 집에 있는 게 이상한 거야?”
“하…… 하지만 넌 분명 도망갔잖아! 그런데 왜 돌아온 거야? 왜 계속 눈앞에서 알짱거리는 거야?”
“그건 김신걸한테 물어야 할 거 같은데, 왜 굳이 나를 잡아와서 사모님의 자리에 앉히려는 건지.”
원유희가 아무렇지도 않게 여기는 김 사모님의 자리는 윤설이 그토록 갈망하던 것이었다. 원유희의 말을 들은 윤설은 마음이 찔린 것 같이 아팠고 뺨을 맞은 것처럼 얼굴색이 안 좋았다.
그 눈빛은 지금 원유희를 갈기갈기 찢고 싶은 것 같았다!
“못 생긴 게 왜 계속 김신걸의 곁에 있는 거야?”
윤설은 앞으로 달려들어 기세등등하게 말했다.
“네 방에 거울 없어? 얼굴이 어떤 몰골인지 보이지 않는 거야? 왜 여기서 사람 밥맛 떨어지게 하냐고?”
원유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