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9화
박지한의 목소리는 맑은 샘물처럼 귀에 감겼다.
박지한은 천천히 내 옆으로 걸어와 아빠를 향해 인사했다.
아빠의 표정이 한결 누그러졌다.
“아니야, 별일 아니야.”
아빠는 눈짓으로 내게 얼른 협력 건을 물어보라고 신호를 보냈다.
이런 일은 자존심 때문에 아빠가 먼저 입을 열 수 없는 법이다.
어른이 어린 후배에게 대놓고 부탁하는 건 자존심이 허락할 수 없을 것이다.
나는 못 본 척하고 얌전히 박지한의 품에 안겼다.
“아버님, 온정 그룹에서 낸 서류 봤는데요. 조금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지금 입찰은 아직 시작도 안 했으니까 서류를 다시 정리하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아빠는 그 말에 협력 얘기를 꺼낼 겨를도 없이 얼른 회사에 전화를 걸어 무언가 지시하기 시작했다.
박지한은 조용히 내 손을 잡고 자리를 떴다.
나는 박지한의 말이 조금 이상하게 느껴졌다.
요즘 온정 그룹 사정이 안 좋다지만 이 정도의 기초적인 실수는 할 수 없을 터였다.
“서류에 무슨 문제 있었어? 심각한 거야?”
박지한은 내 손가락을 살짝 눌러주며 대답했다.
“아무 문제도 없어. 아까 너랑 아버님 대화를 좀 들었어. 네가 곤란해할까 봐 그냥 그런 말을 한 거야.”
박지한의 말에 나는 순간 마음이 따뜻해져 조용히 고맙다는 인사를 전했다.
그러자 박지한은 걸음을 멈추고 내 얼굴을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내가 뭐랬어. 우리 둘 사이엔 평생 이런 말을 안 해도 된다고.”
박지한의 진심이 담긴 눈빛을 보며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박지한은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내 이마에 부드러운 키스를 남겼다.
“근데 만약 이번에 우리 호연 그룹이 온정 그룹이랑 협력하지 않는다면 너 화낼 거야?”
나는 고개를 절레절레 저었다.
“아니, 이번 협력이 온정 그룹이랑 어울리지 않는다는 건 나도 잘 알고 있으니까.”
박지한은 흐뭇한 눈빛으로 나를 바라봤다.
“맞아. 이번 프로젝트는 인터넷 기반이라 온정 그룹 같은 전통 기업이랑은 방향이 안 맞아. 억지로 엮이면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어.”
박지한은 난간에 기대서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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