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4화
평소 친하게 지내던 사모님들은 그녀를 ‘미애’라고 부르며 친근함을 표현하곤 했다.
하지만 지금 그 이름을 부른 사람은 전혀 반갑지 않은 인물이었다.
한미애가 가장 피하고 싶었던 상대, 바로 큰올케 이모연.
이모연은 검은색 실크 롱드레스에 새하얀 퍼 코트를 걸치고 있었다. 단정하면서도 우아한 포스, 그리고 그 화려함은 단연 돋보였다.
반면 한미애가 입은 연한 하늘빛 맞춤 정장은 해외 컬렉션에서 공수해 온 명품이었지만 절제된 디자인 탓에 이모연의 고급스러움 앞에선 다소 존재감이 밀려 보였다.
한미애의 표정이 순간 딱딱하게 굳더니 이내 억지 미소를 지으며 인사했다.
“큰형님도 오셨네요?”
이모연은 손사래를 치며 웃었다.
“나도 오고 싶진 않았지. 그런데 송 여사가 꼭 오라고 하시더라고. 요즘 우리 집 경사도 겹쳤으니, 복 좀 나눠달라고 하셔서.”
안쪽에 있던 사모님들이 이모연의 말을 듣고 하나둘씩 이쪽을 돌아봤다.
모임의 주최자 송 여사가 먼저 나서며 환하게 반겼다.
“어머, 미애 씨 오셨네요. 어서 들어오세요.”
그 순간 이모연이 입을 가리며 또 한 번 웃었다.
“어쩌죠? 미애가 제가 있어서 들어오기 싫은가 봐요. 괜히 불편하게 만들긴 싫은데... 저는 그럼 나갈까요?”
송 여사가 깜짝 놀라며 급히 앞으로 나왔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다들 모연 씨 오시길 기다리고 있었어요. 미애 씨도 거기 서 계시지 말고 얼른 들어오세요”
이모연은 한미애를 향해 도발적인 시선을 던졌다.
그 눈빛 속엔 조롱이 담겨 있었다.
이쯤 되면 물러설 수 없었다.
여기서 비켜나면 웃음거리가 되는 건 한미애뿐이었고 그런 굴욕을 그녀가 감내할 리 없었다.
한미애는 억지로 미소를 지은 채 이모연을 자연스럽게 제치고 앞으로 걸어 나갔다.
“좀 늦었네요. 다들 오래 기다리게 해서 죄송해요.”
그리고 가장 중앙의 자리에 우아하게 앉았다.
한 사모님이 웃으며 말했다.
“중요한 사람은 늘 마지막에 오죠.”
한미애는 비로소 입가에 여유를 되찾았다. 그리고 내 손을 끌어 당겼다.
“이 아이는 우리 며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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