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5화
이모연의 말에 모두의 시선이 한미애의 꽃병으로 쏠렸다.
화려한 색감과 풍성한 구성으로 시선을 사로잡는 이모연의 꽃꽂이와 달리, 한미애의 꽃병은 유난히 조용하고 절제돼 보였다.
하얀 목련 몇 송이와 푸른 가지들, 그뿐이었다.
하지만 목련의 꼿꼿이 뻗은 곡선과 부드럽게 퍼진 녹엽은 묘하게 어우러져 그 자체로 조용한 기품을 자아냈다.
“미애 씨, 이게... 완성된 거예요?”
한미애는 손에 들고 있던 가위를 천천히 내려놓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 순간, 한 부인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저는 아직 덜 한 줄 알았어요.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너무 단출한 거 아니에요?”
“그러니까요. 누가 보면 우리 티타임 모임이 꽃 살 돈도 없다고 오해하겠어요. 이 몇 송이로는 좀 없어 보이잖아요.”
“확실히 모연 씨가 훨씬 낫네요. 색감도 선명하고 딱 봐도 눈에 확 들어오잖아요.”
예전 같았으면 감히 이런 말은 입에 올릴 수조차 없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는 달랐다. 이모연은 이 모임에서 가장 주목받는 ‘신귀인’이자 중심이었고 사람들은 그녀의 비위를 맞추기 위해 기회만 엿보고 있었다.
한미애의 입술이 미세하게 떨렸다.
이 자리는 언제나 그녀의 무대였다. 누구도 감히 그녀를 조롱할 수 없었다.
하지만 품위는 그녀의 무기이기도 했다.
불쾌감은 속으로 삼킨 채, 그녀는 붉어진 얼굴을 들고 묵묵히 자리를 지켰다.
나는 이모연의 화려한 꽃병을 흘낏 바라보다가 가장 먼저 한미애를 조롱했던 부인을 향해 입을 열었다.
“장 여사님, 사실 저는 오늘이 첫 수업이라 잘 모르는데요. 선생님 말씀 들으면서 참 인상 깊었어요. 오늘 주제가 ‘수평형 꽃꽂이’였잖아요. 중심은 살짝 높이고 양옆으로 균형 있게 퍼지도록 디자인하는 방식이요.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조화로워야 한다는 게 핵심이라고 하시더라고요.”
순간, 사람들의 시선이 이모연의 꽃병으로 향했다.
꽃들이 앞쪽에만 몰려 있고 뒷면은 텅 비어 있었으며 분위기가 묘하게 정적에 휩싸였다.
당황한 이모연이 억지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글쎄, 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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