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2화
박지한의 손에는 도자기 잔 두 개가 들려 있었다.
하나는 선이 유려하고 균형이 잡혀 있었지만 다른 하나는 기울어져 당장이라도 쓰러질 듯했다.
누가 봐도 민망할 정도로 못생긴 잔이었다.
“벌써 다 구운 거야?”
나는 그의 손에서 그 못난 잔을 받아 들고 유심히 들여다봤다.
볼수록 우스꽝스러웠다. 웃음이 절로 나왔다.
박지한은 눈살을 찌푸리며 송기영을 노려보듯 바라보다가 못마땅한 투로 말했다.
“조금만 더 늦었으면 우리 와이프, 딴 남자 따라갈 뻔했네.”
나는 픽 하고 웃음을 터뜨렸다.
아무래도 내가 송기영과 나눈 대화를 엿들은 모양이다.
나는 그의 셔츠 자락을 살짝 잡고 조르듯 말했다.
“오빠, 내 기억으론 오빠도 차 마시는 거 좋아했잖아. 우리 송기영 씨 찻집, 딱 한 번만 가보면 안 돼?”
결국 박지한은 내 애원에 못 이겨 고개를 끄덕였다.
나는 그 찻집이 조용한 골목 어딘가 외진 곳에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송기영은 광장 가장자리에 자리한 작은 건물을 가리켰다.
“저기 보이시죠? 저게 제 찻집입니다.”
찻집 입구엔 ‘티’ 자 하나만 큼직하게 적혀 있었고 내부는 고풍스러운 분위기였다.
원목 가구에 도자기 장식들, 은은히 퍼지는 침향 냄새.
카운터에 서 있는 키 큰 백인 여성이 아니었다면 여기가 해외라는 사실을 잊었을 정도였다.
찻집 안엔 손님이 많지 않았다. 직원 몇 명과 소수의 손님들뿐, 그들 대부분은 중아시아계처럼 보였다.
송기영은 우리를 꼭대기 층으로 안내했고 유려한 손놀림으로 찻잎을 다루기 시작했다.
나는 조심스레 다과 하나를 집어 입에 넣었다.
입 안 가득 퍼지는 상쾌한 향, 놀랍도록 산뜻했다.
“이거 진짜 맛있네요. 안에 박하 들어갔어요? 입이 되게 시원해요.”
송기영은 손놀림을 멈추지 않은 채 부드럽게 설명했다.
“박하뿐만 아니라 이 지역 특산 허브도 넣었습니다. 두 가지가 기름진 맛을 중화시켜주고 차 본연의 풍미를 더 잘 느끼게 해주죠.”
나는 다과 하나를 박지한의 입에 넣어주며 물었다.
“오빠, 어때? 맛있지?”
박지한은 천천히 씹더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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