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재빨리 눈물을 닦아내고 문 앞으로 가서 도어 아이를 통해 밖을 내다보았다.
문밖에 서 있는 사람은 다름 아닌 송기영이었다. 나는 그가 물건 돌려주러 온 걸 알고 바로 문을 열었다.
송기영은 빨갛게 부은 내 두 눈을 뚫어지게 쳐다보며 물었다.
“눈이 왜 부었어요?”
나는 손으로 눈을 가리며 대충 대답했다.
“너무 오래 잤더니 부었나 봐요.”
송기영은 피식 웃으며 나를 따라 집 안으로 들어갔다.
“제가 무슨 바보도 아니고. 핑곗거리를 대려면 좀 그럴듯한 핑곗거리를 대야죠.”
나는 그를 쏘아보며 차갑게 말했다.
“핑계인 걸 알면서 왜 굳이 물어보는 거예요.”
나는 냉장고를 열고 눈을 좀 식힐 만한 걸 찾았다.
송기영은 냉장고에 머리를 기댄 채 나를 흥미롭게 바라보았다.
“왜 울었는지 한번 맞혀볼까요? 아하, 남자 때문이군요.”
나는 혀를 차며 냉장고에서 얼음을 몇 개 꺼내면서 말했다.
“그렇게 콕 집어 말해야겠어요? 그냥 모른 척해주면 안 돼요?”
나는 손으로 얼음을 눈에 올려놓았지만 너무 차가워서 계속 움찔거렸다.
송기영이 보더니 서랍에서 거즈를 꺼내 얼음을 감쌌다. 이러면 손이 어는 것도 방지하고 물이 여기저기 흐르는 것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다.
송기영은 거즈로 감싼 얼음을 나한테 건네면서 말했다.
“솔직히 말해서 정말 궁금해요. 남편분이랑... 아니, 전남편이랑 왜 이혼했는지. 분명 사이가 좋아 보였거든요.”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너무 복잡한 일이라 어디서부터 말해야 할지 전혀 몰랐다.
송기영은 내가 침묵을 지키자 말하기 싫어하는 줄 알고 급히 설명했다.
“말하기 싫으면 안 해도 돼요. 저는 그렇게 호박씨 까는 사람이 아니에요. 그냥 친구가 온종일 울고 있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아서 그래요. 저한테 말해주면 제가 해결해줄 수 있을지 어떻게 알아요.”
“말하자면 길어요.”
“괜찮아요. 들을 준비가 되어 있어요.”
송기영은 의자를 가져와 내 옆에 앉았다.
나는 텅 빈 테이블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웃음이 나왔다.
“이야기에 술이 빠지면 어떡해요. 아무리 그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