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시마 호텔의 총지배인은 나찰 등을 데리고 16호 룸 앞으로 왔다.
“노크해요.”
나찰이 말했다.
똑똑똑.
총지배인이 노크했다.
“누구야?”
룸 안에서 한 젊은 남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저는 맥시마 호텔의 총지배인입니다.”
“꺼져!”
룸 안의 남자가 욕설을 날렸다.
총지배인은 어쩔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나찰을 바라봤다.
맥시마 호텔의 총지배인까지 된 사람으로서 그는 눈치가 꽤 빨랐다. 요즘 호텔에 묵고 있는 사람 중에 그가 함부로 대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마스터키를 갖고 와서 당장 문 열어요.”
나찰이 말했다.
“네, 나 단장님.”
총지배인이 무전기에 대고 뭐라 말하더니 금세 마스터키를 들고 있는 직원이 올라왔다.
총지배인은 마스터키로 문을 열고 한쪽으로 물러섰다. 실력이 강한 축이 아니었던 그는 선두에 서서 들어갈 용기가 없었다. 혹시라도 공격을 당한다면 가장 먼저 죽을 게 뻔했기 때문이다.
나찰이 먼저 방 안으로 들어가고 두 명의 용방장성도 뒤따라 들어갔다.
단장의 실력을 직접 목격한 뒤로부터 둘은 적염에 충성을 맹세했다. 단장의 말만 잘 따른다면 실력이 좋은 축인 그들도 고위 지도자가 되어 편안한 생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 또한 있었다.
방 안으로 들어선 나찰은 침대에 누워 있는 20대 젊은이를 발견했다.
“누가 들어오라고 했어? 너희들 다 죽고 싶어? 당장 꺼져!”
유홍이 몸을 일으키며 욕설을 내뱉었다.
“나는 적염용병단의 부 단장 나찰이다! 한 시간 전 당신 방에서 나간 직원이 옥상에서 투신자살을 했다. 검사 결과 그 직원은 생전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혀졌으니 순순히 조사에 협조하는 게 좋을 거야.”
나찰이 침착한 말투로 말했다. 그가 참을성이 있어서가 아닌, 상대의 실력을 모르는 상황에서 경거망동하고 싶지 않아서였다.
젊은 남자는 딱 봐도 평범한 사람이 아니었다. 젊은 나이에 용방 초급에 올랐다는 것은 그 배후에 어마어마한 세력이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했다.
‘아무래도 이번 일은 단장님께 보고를 해야겠네.’
“그게 나랑 무슨 상관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