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7화

심민아는 처음부터 박진호를 믿고 있었고 그가 동생인 박진운을 일부러 밀었을 리 없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녀가 일부러 남편을 먼저 집으로 돌려보낸 이유는 단 하나였다. 그가 박진운과 마주할 때마다 마치 지독한 기억에 잠식된 사람처럼 감정이 극도로 흔들렸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그런 남편이 너무나 안쓰러웠다. “진운 씨, 내가 오늘 밤 당신과 함께 병원에 온 이유는 확실히 말해두고 싶은 게 있어서예요.” 그녀의 목소리는 조용했지만 한없이 단호했다. “더 이상 우리 둘 사이를 갈라놓겠다고 스스로를 다치게 하는 바보 같은 행동은 하지 말아요. 그건 아무 의미도 없어요. 전에 말했었죠? 무슨 일이 있어도 난 남편을 믿는다고.” “당신은 그에게서 뺏긴 적 없어요. 내가 스스로 그 사람을 선택한 거예요.” 그녀의 단호하고 굳건한 눈동자에서 박진운은 깊고 절대적인 사랑을 보았다. 그 순간 그는 직감적으로 깨달았다. 아무리 노력해도 이 둘을 갈라놓는 건 불가능하다는걸. 두 사람은 그 누구보다 서로를 굳게 믿고 있었고, 그 누구보다 깊이 사랑하고 있었다. “형수님...” 박진운이 서글프게 말을 꺼내려는 순간 심민아는 손에 든 사과 조각 하나를 그의 입속에 억지로 밀어 넣었다. “아직 내 말 끝나지 않았어요.” 심민아는 가볍게 미소 지으며 말을 이어갔다. “당신이 집안에서 얼마나 사랑받고 자랐는지 알아요. 가족들의 관심과 애정도 전부 당신 몫이었겠죠. 하지만 진호 씨는 달라요. 그 사람에겐 가족이라는 게 없었어요. 그에게 있는 건 오직 나와 우리 아이들뿐이에요.” 그녀의 음성이 서늘하면서도 애틋하게 떨렸다. “그러니 미안하지만, 진운 씨한테 나눠줄 여분의 사랑 같은 건 없어요.” 심민아는 한 번도 박진호를 탓한 적이 없었다. 그가 무뚝뚝한 것도, 속마음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도, 말재주가 없는 것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사랑받지 못한 환경에서 자란 아이들은 누구도 그런 것들을 알려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 아이가 제대로 자라준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히 기적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