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7화

옷이 찢어지는 소리가 들은 박태진은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미간을 찌푸리면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옷이 찢어진 거야? 어디가 찢어졌길래 그래? 혹시 다친 곳은...” 허소원은 박태진이 채 말하기도 전에 그의 어깨를 때리면서 말했다. “스커트 뒷부분이 다 찢어졌어. 당신이 나를 잡아당기지 않았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 거야. 어떻게 밖으로 나가란 말이야? 당신은 정말 나쁜 놈이야!” 박태진은 어이가 없어서 콧방귀를 뀌더니 당당하게 말했다. “그러니까 도망가지 말라고 했잖아. 당신이 내 손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 같아?” 그러고는 정장 외투를 벗어서 건네며 말을 이었다. “이걸 먼저 허리가 두르고 있어. 백화점에 가서 하나 사줄게.” 허소원은 정장 외투를 받아서 허리에 매고 있었다. 외투가 커서 스커트가 찢어진 곳을 잘 막아주었다. 비록 행색이 이상했지만 지금으로서는 이것이 최선이었다. 그녀는 차갑게 말하면서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필요 없으니까 당장 비켜. 당신만 내 눈앞에서 사라져 주면 돼.” 박태진은 허소원의 앞을 막아서면서 두 팔로 그녀를 가두었다. “지금 당신한테 두 가지 선택지를 줄게. 첫 번째는 나랑 같이 백화점에 가서 옷을 사는 거야. 두 번째는 계속 여기에 갇혀있는 거야. 나는 남아도는 게 시간이니까 알아서 해. 당신은 똑똑하니까 무슨 말인지 알아들었겠지?” 그의 말이 끝나기 바쁘게 경호원들이 몰려와서 창문 앞을 막았다. 그중 한 명은 앞으로 다가와서 창문을 닫았다. 박태진이 데리고 온 경호원들이 출구를 전부 막았기에 절대 도망칠 수 없었다. 허소원은 어쩔 수 없이 백화점에 가기로 했다. 그녀는 이를 부득부득 갈면서 말했다. “옷 사러 가자.” 큰 백화점 안에서 도망칠 기회가 더 많다고 판단한 것이다. 박태진은 그녀의 대답을 듣고는 만족스러운 듯이 웃으면서 정시훈한테 지시했다. “정 비서, 문 열어.” “알겠어요.” 정시훈이 달려와서 문을 열자 분노로 가득 찬 허소원과 두 눈이 마주쳤다. 그는 어색하게 웃으면서 코를 만지작거리다가 고개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