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8화
그 말에 잠시 멍해진 허소원은 몇 초 후에야 대답했다.
“네.”
그리고 바로 전화를 끊었다.
휴대전화를 주머니에 넣는 그녀의 마음이 복잡해졌다.
이때 심가을이 와인 한 병과 와인잔 두 개를 들고 와서 물었다.
“소원이, 한잔할래? 근심걱정 다 날아갈 거야.”
“그래, 마시자.”
허소원이 시원하게 고개를 끄덕이자 심가을은 미소를 지으며 두 와인잔에 각각 술을 따라주었다.
허소원은 와인잔을 들어 단숨에 들이켰다.
그 모습을 본 심가을은 밤새 참았던 질문을 털어냈다.
“나한테 말해줄 수 있어? 대체 무슨 일이었던 거야?”
허소원의 표정은 변함이 없었다. 그녀는 와인병을 집어 들어 잔에 부으며 담담히 말했다.
“별거 아니야. 그냥 옛날의 찌꺼기 같은 일...”
“옛날 무슨 일? 넌 본래 명담 사람 아니었어? 어떻게 세온시 사람들과 얽히게 된 거야? 원수라도 있는 거야?”
허소원은 힘없이 웃었다.
“원수면 차라리 나았을 텐데...”
그녀는 진심으로 걱정해주는 심가을의 모습에 굳게 닫혀있던 마음을 열기로 했다. 이어서 그녀는 심가을에게 간단히 허씨 가문과의 과거, 그리고 박태진과의 결혼사실을 털어놓았다.
심가을은 입을 쩍 벌린 채 그녀의 얘기를 듣고 있다가 눈이 휘둥그레진 채 탄성을 내질렀다.
“어머나 세상에! 그 사람이 너였어?”
허씨 가문의 가짜 아가씨에 관한 이야기는 세온시에도 널리 알려져 있었다. 허지유가 박태진의 약혼녀 행세를 하니 그들 사이에 있었던 일을 조사해본 사람이 많았기 때문이다.
심가을은 박태진이 이미 가짜 아가씨와 결혼했었고 그 상대가 친구 허소원이라는 사실에 충격을 받은 모습이었다.
허소원은 그녀의 반응에 개의치 않았다. 당시 그들의 결혼은 아주 간단했다. 그들은 혼인신고만 하고 공식적인 결혼식을 치르지 않았다.
그때 박태진은 해외 업무로 바빠 시간을 내지 못했고, 그 후 양가 식구들만 모인 자리에서 형식적으로 결혼을 끝마쳤다. 당시 박씨 가문 사람들은 제대로 모이지 않았다.
그때의 허소원은 박태진과 미래를 함께 할수 있다면 행복하다고 여겨 결혼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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