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306장

“도 강론이라면 저는 생각 없습니다.” 이천후는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황산 도우, 그건 또 왜입니까?” 용명은 얼굴에 약간의 불쾌감을 띄웠다. “크흠, 크흠...” 이천후는 헛기침을 두어 번 하더니 머쓱한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사실 저는 정술 방면에 그리 깊이 통달하지 못했습니다. 괜히 제 실력을 드러내봤자 민망할 뿐이라...” 그 말을 들은 용명과 옥린의 눈빛이 동시에 싸늘하게 빛났다. 이천후가 명백히 거절했다는 걸 눈치챈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어떤 존재인가. 그런 자리에서 당장 화를 낼 인물들이 아니었다. 지금 당장은 그의 뜻이 그렇다 해도 몇 번 더 청해보면 그만이다. 이천후가 정술을 가르쳐주지 않더라도 정석 감정을 도와주거나 자기 진영에 끌어들이는 것만으로도 이득이다. 정말 안 된다면 무력으로 억지로 끌어들이면 되는데 그것은 최악의 수단이었다. ... 봉무는 봉황 깃털로 수놓은 의복을 입고 석상 앞에 단정히 앉아 있었다. 그녀의 풍채는 세상을 압도할 만큼 아름다워 숨이 멎을 정도였다. 눈빛이 잔잔했고 긴 속눈썹이 나풀거리며 붉은 입술이 살짝 열렸다. “황산 도우, 제가 세상에 ‘보리도체’라는 체질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 체질은 천부적으로 도와 조화를 이루며 도의 힘을 허공에 새길 수 있습니다. 세상의 이치를 깨우치는 것도 마치 밥 먹고 물 마시는 것처럼 쉽다고 하지요.” 봉무의 목소리는 맑고 투명해 마치 구천의 선율처럼 귓가를 맴돌았다. 그 울림은 무척 감미로웠다. 이천후는 ‘보리도체’란 말을 듣는 순간 심장이 크게 요동쳤다. 그건 바로 조민희를 가리키는 게 아니겠는가? “황산 도우도 이런 전설적인 체질에 대해 들어보신 적 있지요?” 봉무의 눈동자는 은하처럼 빛났고 보는 이의 정신을 빼앗을 듯했다. 이천후는 가볍게 고개를 끄덕였다. “태허 등천로에도 보리도체가 한 명 있습니다. 대고역의 천선파에서 온 민희 성녀 말입니다. 그분은 가히 절세미인이라 할 수 있지요. 지금 민희 성녀께서 우리 저택에 머물고 계십니다.” “혹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