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하연은 처음에 김성호가 사람을 잘못 찾았거나 오해했을 거로 생각했다.
어쨌든 이 여자아이가 강아람이 변장했을 때 모습과 많이 닮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김성호가 그 여자아이도 삼각지대에서 돌아왔다고 했을 때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세상에 우연이 있을 수는 있지만 너무 우연한 상황이라면 꼭 우연만은 아닐 거로 생각했다. 오히려 뭔가 섬뜩하기도 했다.
“이 여자아이 맞아?”
유하연이 잠시 머뭇거리다가 김성호에게 말했다.
“좀 더 확실해진 뒤에 찾아가 보는 건 어때? 바로 찾아가는 건 너무 섣부른 것 같아. 혹시라도 사람을 잘못 찾았으면 나중에 설명하기 곤란할 수도 있잖아.”
유하연이 알고 있는 바로는 강아람은 절대 주변 사람이나 행인으로 변장할 리가 없었다. 애초에 그녀는 다른 사람에게 폐를 끼치는 스타일도 아니었다.
이 여자아이의 등장은 정말 너무나도 갑작스러웠다.
“아니. 거의 확신하고 있어.”
하지만 김성호는 고개를 저으며 단호한 표정으로 말했다.
“자료에 따르면 그 여자아이는 삼각지대에서... 임신한 채로 돌아왔는데 아이 아빠가 누군지는 죽어도 말하지 않더라고. 그냥 자기 목숨을 구해준 사람이라고만 했어.”
김성호가 잠깐 머뭇거리다가 계속해서 말했다.
“그때 내가 구해줬거든. 그래서 이런 일이 벌어졌던 거야. 반드시 찾아가야겠어.”
만약 처음에 그 사람을 찾아야 했던 이유가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생각이었다면 상대가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는 더욱더 그래야 했다.
상대가 무슨 선택을 하든 반드시 이 책임을 져야 했다.
“임신...”
유하연은 더더욱 수상한 느낌이 들었다.
‘그때 성호 오빠랑 관계를 가진 사람은 아람이잖아. 그런데 왜 아람이 흉내를 내는 거지? 도대체 무슨 목적이길래.’
유하연의 표정은 어두워지고 말았다.
“왜 그래?”
유하연의 안색이 안 좋아 보이자 김성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
“너 뭔가 좀 이상한 것 같아. 내가 사람을 찾았다고 하는데도 왜 기뻐하지도 않고 오히려 표정이 어두운 거야?”
비록 김성호는 서툰 남자였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