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레스토랑에는 손님이 그렇게 많지 않아 빈자리가 많았다.
유하연은 일부러 창가 쪽 자리를 골라서 앉았다.
이곳 유리는 아주 투명해서 밖에서도 레스토랑 안이 잘 보였다. 두 사람은 자리에 앉자마자 커피와 디저트를 주문했다.
“주식은 안 먹을 거야?”
유하연이 별로 관심 없는 듯하자 심윤재가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여기 스테이크 덮밥이 맛있어. 평가도 괜찮고.”
하지만 유하연은 고개를 흔들었다.
“괜찮아.”
그녀의 시선은 오히려 밖으로 향해 있었고, 조용히 분명 나타날 것 같은 그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역시나 맞은편 거리에서 누군가 은밀하게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유하연은 의미심장한 표정으로 피식 웃더니 조용히 커피를 마셨다.
하지만 그 사람은 전혀 움직이지 않았고, 벽 구석에 웅크린 채 이쪽을 노려보고 있었다. 유하연은 그 예리한 시선에 뚫릴 것만 같은 느낌이었다.
유하연은 점점 인내심의 한계를 느끼기 시작했다.
곧 회의가 있는데 여기서 이렇게 시간을 낭비할 수 없었다.
유하연은 콧방귀를 뀌면서 상대가 과연 얼마나 인내심이 있는지 한번 지켜보고 싶었다.
“왜 그래?”
딴생각을 하는 유하연을 바라보면서 내내 말도 섞지 못하고 뻘쭘하게 지켜보고 있던 심윤재가 겨우 화젯거리를 찾아냈다.
유하연이 고개 들어 그를 바라보면서 피식 웃었다.
“별일 아니야. 밖에 햇볕이 좀 강해서 잠깐 눈이 부셨던 것 같아. 머리가 조금 어지럽네.”
그녀는 이마를 받치면서 고통스러운 듯 미간을 찌푸리며 힘든 기색을 드러냈다.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면서 심윤재는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조심스레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는 유하연의 옆으로 다가가 허리를 숙이며 말했다.
“병원에 가봐야 하는 거 아니야? 상태가 많이 안 좋아 보이는데.”
상대방의 걱정에도 유하연은 고개만 저을 뿐이다. 그러다 자연스레 머리를 심윤재의 어깨에 기대면서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냥 조금 어지러울 뿐이야. 잠깐 쉬면 괜찮아질 거야.”
유하연이 갑자기 다가오자 심윤재는 굳어버리고 말았다.
유하연은 조각상처럼 굳어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