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
유채린은 갑자기 비명을 지르더니 중심을 잃은 채 난간 밖으로 튕겨 나갔다.
“안 돼. 살려줘.”
위급한 순간에 유하연이 손목을 잡아준 덕분에 그녀는 옥상 밑으로 떨어지지는 않았다.
유채린은 얼굴이 새하얗게 질린 채 수십 미터 높이의 바닥을 내려다보며 두려움에 떨었다. 그녀는 심지어 어지럽기까지 해서 울먹이며 말했다.
“살려줘. 이대로 죽고 싶지 않아. 살려줘.”
유채린의 모습에 유하연은 어이가 없었다.
“조금 전까지 나를 죽이려 했으면서 이제 와서 나보고 살려달라고? 내가 성모 마리아라도 돼 보여?”
유채린은 눈을 휘둥그레 뜬 채 두려움에 떨기 시작했다.
“너... 도대체 무슨 짓을 하려는 거야.”
유채린은 자신을 잡고 있는 유하연의 손을 바라보며 혹시라도 그녀가 손을 놓을까 봐 두려웠다.
“무슨 짓을 할 거냐고?”
유하연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당연히 당한 대로 갚아주려는 거지. 죽어버려!”
이와 동시에 유하연은 손을 놓으려는 시늉했다.
“아니야. 안 돼. 내가 잘못했어. 다시는 안 그럴게. 제발 내 손 놓지 말아줘. 나를 살려주기만 하면 네가 뭘 원하든 다 들어줄게. 이 손 놓지 마.”
얼이 빠진 유채린은 벌벌 떨면서 바지까지 촉촉해졌다.
‘그냥 놀래주려던 것뿐인데 이렇게 겁먹을 줄이야.’
유하연은 고막이 찢어질 것 같은 비명을 견딜 수 없어 싫증 난 표정으로 혀를 찼다.
“됐어. 그만해. 한 번만 더 떠들면 진짜로 놓아버릴 거니까.”
유채린은 유하연이 정말 그럴까 봐 바로 입을 다물었다.
“살려주길 원한다면 내 질문에 똑바로 대답해.”
이번에 일부러 유채린을 불러낸 건 당연히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이 바로 추궁하기 딱 좋은 시기였다.
하지만 유채린은 거의 울음을 터뜨릴 것만 같았다.
“내가 알고 있는 건 지난번에 다 말했잖아. 뭘 또 물어보려는 건데.”
“정말 숨기는 거 없어?”
유하연은 위협적인 눈빛으로 유채린의 손을 쳐다보았다.
“없어. 없어. 정말이야.”
유채린이 외쳤다.
“난 살고 싶다고. 거짓말을 왜 하겠어. 진짜 없다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