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7화

하경림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임수아가 말을 가로챘다. “어머니, 서은채를 대하실 때는 그렇게 상냥하게 대했잖아요! 시혁 씨가 서은채 씨와 단둘이 정원 산책을 가겠다고 했을 때도 찬성하시고요. 그땐 왜 두 사람의 친밀한 행동이 윤씨 가문의 명성에 영향을 줄까 걱정하지 않으셨나요?” 여기까지 말한 임수아는 비웃으며 말을 이었다. “왜요? 아니면... 시혁 씨는 다른 여자 만나도 되지만 저는 제 친구와 가까이 지내면 안 된다는 건가요? 사람을 차별하는 건 좋지 않은 것 같은데요?” “너...! 나는 두 사람이...” 임수아의 말에 하경림은 순간 말문이 막혀 한마디도 하지 못했다. 어떻게 반박해야 할지도 몰랐다. 임수아가 입꼬리를 올리더니 웃으며 앞머리를 넘기면서 미소를 띄웠다. “어머니가 저를 통제하려 하시기 전에 먼저 아드님부터 잘 다스리는 게 어때요? 시혁 씨가 다른 여자들과 거리를 유지한 뒤 그때 가서 절 훈계하셔도 늦지 않아요.” 말을 마친 임수아는 일어나 하경림에게 살짝 고개를 끄덕였다． “어머니, TV 시청 방해하지 않을게요.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말을 하기도 전에 거실을 나가는 임수아의 모습에 하경림은 안색이 새파래졌다. 그러더니 탁자를 치며 화가 난 목소리로 말했다. “망할! 망할 계집애! 감히 나에게 이렇게 말하다니!” ... 식사를 마친 후 임수아는 위층으로 올라가 방으로 들어갔다. 안욱진의 회사에서는 빠르게 해명 기사를 냈다. 임수아와는 매우 친한 친구일 뿐, 연인 관계가 아니라고 설명했다. 공식 입장이 발표되자 실검이 내려가면서 사건의 관심도도 점차 낮아졌다. 임수아도 이 일에 대해 별로 개의치 않았다. 오롯이 [안개꽃] 더빙에 계속 참여할 수 있을지만 궁금했다. 오늘 임현우의 말을 들으니 무언가를 알고 있는 듯했고 또 다른 계획이 있는 것 같아 마음속에는 꽤 불안함이 있었다. 순식간에 이틀이 지났다. 이날 [안개꽃] 제작진이 예고편을 공식 블로그에 올렸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임수아는 바로 들어가 네티즌들의 반응을 확인했다. [안개꽃]이 공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