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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화

“할머니.” 임수아는 앞으로 한 걸음 다가가 한효진을 부축해 소파에 앉혔다. 소파에 앉은 후, 임수아는 다시 조심스레 말했다. “할머니, 제가 말을 잘못했어요. 더 이상 화내지 마세요, 네?” 한효진은 무겁게 한숨을 내쉬더니 고개를 돌려 임수아를 바라보며 진지한 어조로 물었다. “수아야, 예전에 내가 시혁이랑 결혼하라고 강요했을 때 너도 사실 많이 괴로웠지?” 그 말에 임수아는 순간 놀라 눈을 동그랗게 떴다. 그녀는 급히 아니라고 변명했다. “할머니, 왜 그렇게 말씀하세요? 전혀 그렇지 않았어요! 오히려 감사해야 한다고 생각했죠.” “아시잖아요. 저 시혁 씨를 정말 오래전부터 좋아했다는 거 말이에요. 제가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큰 행복인데요. 어떻게 괴롭다고 느낄 수 있겠어요?” 이 말을 듣고 나서야 한효진의 어두운 얼굴도 조금은 누그러졌다. 그녀는 깊은 눈동자로 임수아를 바라보다가 감탄하듯 말했다. “수아야, 너 정말 많이 변했구나.” 잠시 말을 멈추고 한참을 생각한 뒤 한효진은 조심스레 말을 이었다. “네가 변했다고 나쁘다는 건 아니야. 다만... 다만 너무 갑작스러워서 이상하다고 느껴지는 거야. 도대체 왜 갑자기 이렇게 달라졌는지...” 임수아는 그 말에 눈을 떨구며 한동안 침묵하다가 조용히 입꼬리를 올렸다. “그냥... 더 이상 남을 위해 살고 싶지 않아서요.” “다른 사람에게 다 맞춰주고 사람들 기대에 부응하려고 사는 게 너무 피곤하더라고요.” 한효진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건 맞아. 정말로 그런 이유라면 나도 널 응원하고 싶어.” 한효진은 그렇게 말하며 임수아의 손을 살며시 잡았다. 그리고는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엔 너랑 시혁이 사이에도 뭔가 문제가 생긴 것 같더구나.” “너희 혹시... 이혼 준비하고 있었니?” 그 말에 임수아는 놀란 듯 고개를 번쩍 들어 한효진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빛은 복잡해 보였다. 그러나 한효진은 가볍게 웃으며 약간은 체념한 듯한 한숨을 내쉬었다. “다 알고 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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