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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17장

서수연의 주량을 몰랐다는 말은 감히 하지 못한 강준영이다. 샴페인 한 잔에 이 지경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달아오른 얼굴을 하고 침대에 누운 서수연은 어째서인지 영 불편해 보인다. “준영이 넌 내려오지 말고 수연이 옆에 있어, 남은 건 우리가 알아서 하마.” 준영은 걱정이 되는지 덩달아 자리에서 일어났다. “두 분 연세도 있으신데 제가 어떻게 그래요, 수연이 지켜보다가 괜찮으면 내려갈게요.” 할머니가 휘이휘이 손을 내저었다. “별일도 아닌 거 가지고, 넌 그냥 여기 있으래도.” 할아버지와 함께 대접해야 하는 손님들이지만, 실은 친한 친구들을 빼곤 일일이 인사를 건넬 필요도 없었다. 이 정도는 괜찮다는 말에 강준영도 안심한다. 잠시 후, 할머니의 부름을 받은 아주머니가 숙취해소제를 가져와 강준영에게 건넸다. “사모님 두통 안 생기시게 이거 드리세요.” 아래에서 뚫어지게 지켜보던 유가영이 그들을 따라 위층으로 올라가려 할 때였다. 김이월이 외려 그녀를 불러세웠다. “지금 가서 뭐 하게? 가영아, 내가 못 가게 막는 건 아닌데 여기서 무슨 일이라도 벌이면 네 이미지만 더 나빠져. 그럼 강준영이 너한테 마음 돌리겠어? 아무리 급해도 지금은 아니지, 오늘은 여사님 팔순 연회잖아. 참석한 사람들 수를 봐, 무슨 일이라도 났다간 아수라장 될 거야.” 김이월이 진심 어린 충고를 건네는 건 다 유가영이 그녀의 친구여서다. 두 사람의 생각이 엇갈린다 해도 더는 돌이키지 못할 일을 하지 않게 유가영을 말려야만 했다. 유가영의 낯빛은 어둡다. “뭐? 내가 강준영 찾아가는 게 너랑 무슨 상관인데? 넌 네 남자나 찾아가. 도움도 안 되면서 막아서기까지 하네, 그때 네가 나한테 뭐라고 약속했더라?” 김이월의 얼굴도 따라서 이지러졌다. 아무리 얹혀사는 상황이래도 유가영이 비아냥거릴 이유는 없지 않은가. 유가영이 팔짱을 척 끼고 입꼬리를 삐딱하게 들었다. “넌 네가 대단한 인간이라도 된 줄 알지? 내가 안 거둬줬으면 넌 지금쯤 미국에서 이리저리 떠돌기만 했어. 도덕이니 개념 같은 거 앞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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