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48장
면도 서지 않을 정도로 쓴소리를 내뱉은 서유라 때문에 수화기 너머 유가영의 얼굴은 진작 일그러졌다.
“말 참 쉽게 하네, 그냥 1,2분? 옆에 경호원들이 얼만지 알기나 해?
지난번 그 노인네 사고 때문에 온 집안 사람들이 다 날 예의주시한다고!
하필 나더러 이 상황에 움직이라고. 그게 얼마나 힘든 일인데.
게다가 네가 못해내면 나까지 의심받을 거잖아, 내가 그렇게까지 헌신해야 되나?”
“네가 먼저 나한테 같이 일하자고만 안 했어도 난 너 염두에도 안 뒀어.
이것도 못하겠고 저것도 못하겠으면 그냥 나 혼자서 하면 되지.”
서유라는 둘러대기만 하는 유가영에게 짜증이 난다.
전 벌써 마음 굳힌 지가 언젠데, 기필코 서수연을 나락으로 떨어뜨리련다.
근데 이제 와서 유가영이 한다는 말이 고작, 아직은 때가 아니다?
이건 찬물을 끼얹는 거나 다를 바 없지 않은가.
“내가 뭐랬어, 일 제대로 하려거든 참을성 좀 키우랬지. 네가 급해서 움직이자는 거잖아, 내가 그러라고 했나?”
갑작스러운 고소장에 가뜩이나 뚜껑이 열렸던 서유라는, 유가영의 욕지거리에 얼굴이 붉으락푸르락했다.
가뜩이나 핼쑥해진 얼굴 때문에 처녀 귀신이라 해도 믿을 정도다.
“서수연이 나한테 고소장까지 보냈어. 넌 당사자 아니니까 당연히 급할 게 없겠지.
근데 나 잡혀들어가면 이젠 누가 네 희생양 해주냐.”
비꼬는 말에 유가영 쪽에서 침묵이 흘렀다.
둘 다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유가영이 서유라를 한사코 계획에 끌어들인 건 혹시 모를 상황에 대비해 모든 걸 덮어씌우기 위함이라는 걸.
다만 오로지 서수연을 손보는 데에만 혈안이 된 서유라는 제 후과 어떨지에 대해 신경도 쓰지 않는다.
“됐고, 못하겠으면 빠져.”
서유라가 막 전화를 끊으려 하니 유가영이 그녀를 불러세웠다.
“잠깐만, 생각 좀 해보고.”
“무슨 생각?
생각만 하다간 팬 미팅도 진행되고 영화까지 개봉하겠어, 그때면 톱스타 될 텐데 넌?
남자도 없고 미래도 없어져, 아직도 모르겠어?
이 모든 건 다 내 거였어야 해!
서수연이 내 스케줄 다 뺏은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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