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73장

“유가영 넌 아직도 불쌍한 척이야? 선생님, 제가 대신 알려드릴게요! 이 모든 게 다 유가영 짓이에요, 선생님은 얘가 얼마나 독한지 모르죠. 이뿐만 아니라 그해 자기 친언니까지 죽였거든요!” 김이월의 말 한마디가 거센 파장을 일으켰다. 유가영이 서수연에게 미안할 짓을 상당히 많이 했다는 건 알았지만 그해의 일까지 언급되리라곤 강준영도 미처 생각지 못했다. “무슨 헛소리야?” 유가영이 황급히 강준영의 팔을 붙잡았다. “준영 오빠, 쟤 헛소리하는 거 듣지 마!” 현관에 자리 잡은 김이월은 언제든 도망칠 수 있는 길을 만들어둔 뒤에야 삐딱하게 입꼬리를 들었다. “그 대단하신 강성 그룹 사장님이 이런 여자한테 여태껏 속았네요. 사장님은 본인 때문에 유인영이 죽었다 여기겠죠, 근데 범인은 친동생 유가영이에요! 유가영이 사장님 손에 넣겠다고 직접 함정 파서 자기 언니를 죽였다고요! 못 믿겠으면 가서 찾아보세요!” 강준영은 충격을 받은 기색이었다. 김이월의 말도 안되는 말이 이어질수록 두 귀를 의심했지만 사실 그에겐 진작 생겨난 의심이었다. 유가영은 이젠 변명조차 하지 않는다. 이 남자의 시선이라도 더 받으려고, 사랑이라도 더 쟁취하려고 친언니를 죽였던 거다. 아직 서수연은 의식 불명 상태인데 겨우 김이월 따위가 강준영과 함께 하려는 유가영을 막아선다? 제까짓 게 뭐라고? “준영 오빠, 저 헛소리는 믿으면서 난 안 믿어? 그래, 좋아!” 유가영이 문을 박차고 나가며 방안엔 서로를 마주 보는 김이월과 강준영만 남았다. 여자가 떠난 뒤에야 김이월은 다리에 힘이 풀려 털썩 주저앉았다. “유가영은 그냥 살인마예요, 준영 오빠 때문에 친언니까지 죽이고 이젠 남들까지 해치려 들잖아요. 그러지 말고 잘 조사해 보세요. 쟤가 여사님이랑 서수연 씨 해친 범인일지도 모르잖아요!” 정신을 가다듬은 강준영이 다가와 김이월의 어깨를 덥석 잡았다. “똑바로 말해봐, 유가영이 친언니를 죽였다니?” 겁에 질린 김이월이 사색이 되어 답했다. “저도 아는 건 별로 없어요. 그해 납치 사건 이후에 유인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