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574장
“아빠, 가영이한테 그러지 마. 가영이도 최선을 다했어.
이번엔 무려 5등이나 올랐다고, 이대로만 노력하면 명문대 갈 수 있을 거야.”
유인영은 늘 동생의 성적에 대해 환히 꿰뚫고 있었다, 그게 오히려 유가영의 심기를 건드리고 만다.
유가영이 그릇을 식탁에 내던졌다.
“그만 좀 해, 나 비웃는 거야? 아빠한테 그 정도 욕 먹은 거로는 부족해 보여?”
유인영이 갈팡질팡하며 수저를 내려놨다.
“가영아, 그게 아니라......
왜 언니를 그런 사람으로 생각해?”
그들의 부친 유진철이 엄숙한 표정으로 으름장을 놨다.
“유가영, 너 당장 언니한테 사과해.
다 널 위해서 그러는 거잖아, 언니가 너보다 네 성적에 대해 더 잘 알아. 근데 말을 고작 그렇게밖에 못해? 언니 상처받으면 어쩌려고?”
유가영이 울상을 지었다.
“아빠, 언니 상처받을 건 무서워지면서 내가 속상할 거란 생각은 안 해?
그렇게 말하면 내가 상처받을까 봐 걱정되지 않냐고.
아빤 내가 말만 했다 하면 나무라잖아, 난 아빠 딸 아니야?
왜 자꾸만 차별해?”
그 말에 유진철도 울화가 치민다.
“나도 똑같은 시선으로 보고 싶어, 근데 네가 그럴 기회라도 줬니? 뭐든 잘하는 네 언니 보다가 널 좀 봐!
겨우 두어 마디 했다고 이렇게 말대꾸 하는데 이 뒤엔 어떻겠어.”
유인영의 낯빛도 그다지 밝진 않다.
언제부터 친동생이 절 점차 멀리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분명 잘못한 것도 없는데.
자매 사이가 남보다도 못한 사이로 변하는 건 싫었기에 어떻게든 잘 보여야만 했다.
“아빠, 그만해. 가영이가 기분이 별론가 봐.”
그 말을 들은 유가영이 더 분개하며 유인영을 쏘아봤다.
“우리 언니, 이게 다 너 때문이야.”
말을 마친 유가영은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유진철이 치를 떨었다.
“이봐, 이봐! 성적은 형편없으면서 말대꾸하는 거나 배우고.
너 반만큼만 돼도 얼마나 좋아?
딸이 둘인데 어쩜 하늘과 땅 차이야?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는지.”
유가영은 제 방에서 베개로 귀를 틀어막았다.
이럴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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