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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75장

그들의 집안 형편은 꽤 먹고살 만했다. 유진철은 능력이 닿는 데까진 두 딸에게 더 좋은 것만 줄 수 있길 바랬던 사람이다. 하여 큰딸이 사립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했을 땐, 한 치의 망설임 없이 그리로 보내줬다. 인영이가 만나게 될 사람들은 절대 작은딸 학교에서와 같은 평범한 학생들이 아니다. 아무나 붙잡아도 장차 인맥이 될지 모른다. 유진철은 몇 수 앞을 내다봤다. 다만 아빠의 고심을 헤아리지 못했던 유가영은 그가 채찍질만 해댄다 여겼다. 언니가 그렇게 우수하다고 저까지 그리돼야 하나? 단순히 성적 차이는 그렇다 쳐도 분명 친자매인데 왜 언니보다 훨씬 더 못생긴 거지? 유인영이 연애편지를 한가득 가져올 때마다 유가영은 온 몸이 근질거릴 정도로 괴로워지곤 했다. 정작 그녀는 남학생에게 연애편지를 받아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서다. 더한 건 유인영이 그 연애편지에 관심도 주지 않았다는 점이다. 유인영은 스스로가 원하는 게 뭔지 잘 알았기에 이런 중요한 시점에 연애를 할 사람이 아니었다. 그래서인지 동생이 그걸 빤히 쳐다볼 땐, 너무 이른 연애는 하지 말라며 의미심장하게 일러두기도 했다. 시간 낭비만 할 뿐이지 그들에게 좋을 게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유가영은 그게 더욱 절 비꼬는 말이라 여겼다. “넌 뭐 대단해? 그냥 연애편지 몇 개 받은 게 다잖아. 내 앞에서 이렇게까지 자랑할 일이야?” 유인영이 고개를 갸웃거리며 동생을 바라봤다. “무슨 말이야 그게? 자랑이라니, 나한텐 아무 의미도 없는 것들이야!” “의미 없다며, 그럼 왜 가지고 와서 내 앞에서 자랑해! 네 가식도 지긋지긋하다 이젠. 난 진짜 네 동생으로 사는 게 싫어, 난 왜 운도 지지리 없지. 내가 너보다 일찍 태어났으면 이걸 다 떠안을 필요도 없는데......” 충격에 휩싸인 유인영이다, 저에 대한 유가영의 증오가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왜? 우리 친자매 아니야? 왜 날 그렇게 싫어해? 지난번에 아빠가 너 좀 나무랐다고 그래? 말은 그렇게 해도 마음은 여린 분이신 거 너도 알잖아, 몰래 너한테 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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