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606장

급해진 유인영이 아빠를 툭툭 건드렸다. “괜찮아 인영아, 아빠 지금 멀쩡하게 너랑 얘기하고 있잖아. 몽둥이에 맞았을 뿐이야, 피 한 방울 안 났는 걸. 아빠가 절호의 기회를 놓쳤어, 납치범들이 우리랑 형사들한테 함정까지 팔 줄은 몰랐다.” 내내 침묵한 강준영은 탈출 가능성을 높일 방법을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절대 손 놓고 기다리기만 해선 안된다. 할아버지 할머니가 분명 구해주시겠지만 얌전히 있을 납치범들이 아니다. 갇힌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들이 마주할 위험만 커지기 마련. “아저씨도 안대 쓰고 계세요?” “아니, 난 손발만 묶여진 상태야. 준영아, 나더러 뭘 찾으라는 거니?” 유진철이 강준영 곁으로 몸을 가눴다. 여기에 있는 유일한 어른으로서 그 역시 아이들을 탈출시킬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경찰 병력이 아무리 빠르다 해도 납치범들이 손을 쓰는 속도엔 비할 바가 못 된다. 그거야말로 유진철이 내내 가슴 졸이는 이유다. “네 아저씨, 이 방에 빠져나갈 다른 길이 없는지 둘러봐주세요.” 허름한 이 공간은 마치 오랜 시간 방치된 시골집 같은 모양새였다. 방문을 빼고 바로 뒤에 있는 커다란 창문엔 철사가 칭칭 감겨있었다. 유진철이 눈에 보이는 모든 것들을 자세히 강준영에게 설명하기 시작했다. “어떻게 하려고 그래? 저 놈들은 거의 다 문밖에서 지키고 있는 모양이던데.” 그들이 갇힌 방에선 벌써 납치범들이 웃고 떠들며 술판을 벌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정말 도망치지 않을 거라 여긴다거나, 그 중 일부는 그들을 지키고 있을지도. “사람이 몇이나 되는지 모르겠어요. 아저씨는 안대 안 쓰셨잖아요, 몇이나 있는지 짐작할 수 있으시겠어요?” 고개를 숙인 유진철이 고뇌에 잠겼다. “차에 있을 땐 세 명, 끌고 들어왔을 때 문 앞에 둘. 근데 그때 옆 방엔 몇이나 있었는지 모르겠구나......” “옆방엔 한 사람밖에 없을 거예요. 저희 지키라고 딱 하나만 남겨뒀거든요.” 순간 흥분에 겨운 유진철이다. “그러니까 겨우 여섯 명 뿐이라는 거네. 그 정도면 탈출할 가능성은 있어.” 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