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703장
아무리 그래도 옥팔찌 하나에 연연하는 집안은 아니란 말이다.
박화연은 제정신이 아닌 게 틀림없다. 하필이면 오늘 같은 자리에서 팔찌를 잃어버렸다는 소리를 왜 하는지.
성호가 애써 입꼬리를 끌어 올렸다.
“부끄럽습니다 사모님.
겨우 팔찌 하나인데요. 시간도 늦었으니 다들 일찍 들어가 보시죠.”
그는 지금 한시라도 빨리 구경하러 몰려든 사람들을 보내고 싶을 뿐이다.
이대로 있다간 내일 또 어떤 소문이 퍼질지 모른다.
코를 훌쩍이던 화연이 일어나 미현에게 건넨 말은 예상 밖이었다.
“역시 여자 마음은 여자가 안다더니, 그건 저희 어머니가 유물로 남겨주신 거예요.
아니면 제가 이렇게 호들갑을 떨지도 않았죠.
여러분들께 그 정도 돈은 아무것도 아니라는 거 압니다. 그래도 누가 실수로 떨어뜨렸을 수 있잖아요. 함께 힙을 합치면 더 빨리 찾을 수 있지 않겠어요?
여보, 내 말이 맞지?”
화연은 사람들을 남겨두려 마음을 굳힌 모양이었다.
눈웃음을 지으며 알 수 없는 표정을 하던 성호는, 그녀의 곁에 다가가서야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다.
“적당히 좀 해.”
어머니까지 나온 마당에 다른 이들도 자리를 뜨긴 힘들었다.
다들 박화연을 싫어하면서도 나씨 집안 사모님이라는 타이틀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체면을 살려줘야만 했다.
유독 윤서의 표정만은 무감하다.
샴페인 잔을 든 윤서는 화제의 중심에서 멀리 떨어져 있었다. 모든 이들이 제게 눈길조차 주지 않길 바랄 정도였다.
박화연이 오늘 또 무슨 꿍꿍이를 벌일 줄 알고. 이 집안에 입성한 뒤로 그녀가 해온 일들은 모두 윤서에게 눈엣가시로 남았다.
아빠 앞에선 사람 좋은 모습을 하다가도 단둘이 있을 땐 민낯을 드러내는 여자였다.
그 시절, 정말 새엄마가 생긴 줄 알고 들떠 있던 윤서에게 화연이 웃으며 했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네 엄마는 죽었잖아, 눈치 있으면 얌전히 굴어.”
어렸던 윤서는 새로 생긴 가족에게 늘 습관적으로 환심을 사려 했었다.
그랬던 아이에게 화연의 야멸친 말은 충격으로 다가왔다.
그 뒤로 그녀는 좋은 사람이, 가까이 해

Klik untuk menyalin tautan
Unduh aplikasi Webfic untuk membuka konten yang lebih menarik
Nyalakan kamera ponsel untuk memindai, atau salin tautan dan buka di browser seluler Anda
Nyalakan kamera ponsel untuk memindai, atau salin tautan dan buka di browser seluler And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