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 마침 나도 안 먹었으니까 내가 밥 해줄게.”
서하윤은 자연스럽게 냉장고에서 재료를 꺼내 능숙하게 요리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차은우는 무심코 그녀를 바라보더니 점점 그녀의 모습에 매료되었다.
서하윤은 금세 간단한 두 가지 요리를 준비했는데 그녀는 밥 대신 두 그릇의 쌀국수를 삶아냈고 두 사람은 조용히 식사를 마쳤다.
식사가 끝난 뒤 차은우는 식기를 치우고 설거지를 마친 후에야 서하윤과 마주 앉았다.
서하윤은 그를 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잠시 망설였다.
차은우는 잠시 침묵을 지키다 입을 열었다.
"요즘 회사 일이 많으니까 가정법원은 다음 주 월요일에 다시 가는 거로 하자."
서하윤은 잠시 말을 잇지 못했고 안색도 살짝 변했다.
차은우는 아무 말 없는 그녀를 바라보며 저도 몰래 희망을 품었다.
하지만 이 희망은 곧 사라졌다.
“그래.”
저녁에 차은우는 여전히 힐리우스에서 자지 않았다.
떠나기 전에 그는 서하윤에게 말했다.
“요즘은 힐리우스에서 지내지 않을 테니 너 편하게 있어. 이혼 후에도 힐리우스는 네 집이야. 그러니 짐 빼지 않아도 돼.”
서하윤이 대답할 틈도 없이 차은우는 바로 뒤돌아 떠났다.
한산해진 별장을 바라보며 서하윤은 잠시 멍하니 서 있었다.
곧이어 그녀는 휴대폰을 들어 강서진에게 전화를 걸었고 잠시 후 별장을 떠났다.
ㅡㅡ
다음 날 서하준과 서하민이 모두 돌아왔다.
두 형제는 요즘 바쁜 날을 보내고 있었다.
서하윤이 잠시 휴식할 거라는 말에 두 형제는 바로 찬성했다.
“엄마 말로는 온라인스토어 장사가 꽤 잘 된다면서? 그러니 넌 굳이 힘들게 출근하지 않아도 돼. 온라인스토어 장사가 별로라 해도 이 오빠들에게 너 먹여 살릴 힘은 충분히 있으니까 걱정하지 마.”
서하윤이 어떤 결정을 하든, 서하준은 늘 그녀의 편을 들어줬다.
하지만 서하준은 서하윤에게 어쩌면 고민거리가 생겼을 거라고 생각했다.
아니면 서하윤은 그리 쉽게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서하민 역시 같은 생각에 서하준과 시선을 주고받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