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36장

그제야 두 형제의 긴장했던 마음이 조금 풀리는 듯했다. 서하준이 먼저 말했다. “네가 어떤 결정을 하든 난 너를 지지할 거야. 하지만 딱 한 가지, 무슨 일이 생기든 제일 먼저 나한테 알려야 해. 난 이 집안 장자니까 넌 나한테 숨기면 안 돼. 내가 해결할 수 있는 일은 도와줄 거고 내가 못 하는 일은 우리 남매가 함께 헤쳐 나가자.” 그 말에 서하민도 동의하며 말했다. “형 말이 맞아. 너와 매제가 이혼한다고 하니까 마음이 좀 불편하긴 하지만 매제도 너무한 것 같아. 하지만 일단 결정했다니까 나도 널 지지해.” 두 오빠의 말에 서하윤은 눈시울이 붉어져 일부러 물컵을 들어 물을 마셨다. 이때 강서진이 주방에서 얼굴을 내밀며 말했다. “집에 마늘이 떨어졌네? 누가 좀 나가서 사다 줄래? 단지 밖 마트에 가면 과일과 채소도 팔더라고.” 말을 마친 강서진은 바로 다시 주방으로 들어갔다. 마침 서하윤은 바람을 쐬고 싶었다. “내가 다녀올게.” “같이 가자. 오는 길에 요거트도 좀 사야겠다. 서하준이 말했다. 한발 늦은 서하민은 엉덩이를 들 기회조차 없었다. 그렇다고 마늘을 사러 가는데 굳이 셋이 가긴 너무 거창한 감이 들었다. 남매가 아파트 단지를 나설 때, 서하준이 물었다. “전에는 매제가 널 참 많이 좋아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 보니... 혹시 두 사람 사이에 오해가 생긴 건 아니야?” “오해는 없어. 그냥 함께 지내다 보니 점차 단점이 보이기 시작한 거지. 그렇게 복잡한 일이 아니야. 우리 둘을 위해 이혼하는 게 맞아. 이혼하면 나 엄마랑 같이 살 생각이야. 그럼 우리 가족 같이 밥 먹을 시간도 많아지고 좋잖아.” 서하윤의 무덤덤한 말투에는 그 어떤 감정도 섞여 있지 않은 것 같았다. 서하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그러네.” “이 일은 아직 엄마한테 말하지 마. 며칠 뒤 이혼하고 나면 나 잠시 세명시를 떠날 생각이야. 엄마한테는 갔다 와서 내가 직접 얘기할게.” 서하윤은 그때 왜 가족들에게 차은우와의 결혼을 계속 숨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