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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25장

혼자 남겨져 서재로 들어가는 서하경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간시연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머릿속이 텅 비었다. 꼭 마치, 별장 인테리어 디자인이 바뀌어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처럼 괜히 불안해졌다. 점심도 먹지 않아 사실 배가 고팠지만 입맛이 사라진 지 오래였다. 그녀는 깊게 숨을 들이쉬며 어쩔 줄 몰라 했다. 몇 분이 지나지 않아 낯선 번호로 전화가 걸려 왔고 그녀는 뒤엉킨 마음으로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간시연 씨 맞으세요?” “네, 맞아요.” “저는 설강풍의 약혼녀... 아, 이제는 아니네요. 다름이 아니라, 방금 설강풍 씨 부모님께서 전화가 왔는데 강풍 씨가 교통사고가 나서 지금 진세 병원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시간이 되면 한 번 가보시는 게 좋을 것 같아서요.” 상대방의 목소리는 놀랄 만큼 차분했다. 약혼자와 파혼하고 나서 둘 사이를 틀어지게 만든 사람에게 화를 내는 일도 없이. 오히려 친절하게 알려주기까지 했다. 간시연은 더 생각할 틈도 없이 되물었다. “교통사고요? 어떻게 그런 일이…?” “그건 저도 잘 몰라요. 운전하다 보면 사고 나는 건 흔한 일이니까요. 둘이 첫사랑 사이라면서요?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저보다 간시연 씨가 그 사람 성격을 더 잘 알겠죠. 원래 운전하면서 속도 내는 거 좋아했잖아요. 사고는 언제 나도 이상하지 않았어요. 전 이만 빠져드릴 테니 안심하고 다시 만나도 돼요. 전 이제 그 사람에게 마음 접었으니까요.” 이 말을 하는 그녀의 어조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담담했다. 약혼자였던 사람의 태도라고는 믿기 힘들 만큼 말이다 간시연은 잠시 정신이 멍해졌다. 왜냐하면 설강풍은 그녀에게 그의 약혼녀는 절대 이별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고 이별을 말하면 자살을 운운하며 울고불고 난리를 칠 거라고, 만약 그렇게 되면 부모님들도 그를 원망해서 자기도 참 곤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었다. 그런데 방금 들은 건 뭐였지? 죽어도 안 놓는 여자가 아니라 쿨하게 전화까지 걸어주는 사람? 도저히 말이 맞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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