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2화
송민규는 며칠 동안 안나연의 행방을 찾는 것 외에는 예전에 살던 곳으로 돌아가 지냈다.
송씨 집안의 버림받은 자식이었기에 사는 곳은 그다지 좋지 않았다.
심지어 어떤 때는 처마 밑으로 비가 새어 방 안이 온통 습했다.
하지만 그런데도 그는 이곳에 머무르는 것을 좋아했다.
이곳에는 안서연의 흔적이 남아 있었기 때문에 그의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을 진정시켜 줄 수 있었다.
그는 방 안의 가구들을 바라보며 익숙하면서도 낯설다고 느꼈다.
익숙함은 안서연의 존재가 그에게 매우 따뜻함을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이고, 낯섦은 전에 그가 볼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유일하게 감지할 수 있었던 것은 안서연의 끊임없는 인내였다.
그녀는 그의 어두운 인생의 희망이었다고 할 수 있었다.
송민규의 그녀에 대한 사랑은 단순히 애정적인 측면과 아울러, 안서연이라는 사람 때문이기도 했다.
그녀는 그가 넘어질까 봐 걱정하며 그에게 걷는 법을 반복해서 가르쳤고, 그의 습관에 따라 물건들을 일일이 배치하여 그가 더 쉽게 잡을 수 있도록 했다.
그는 비록 보지 못했지만 그녀의 사랑을 진심으로 느낄 수 있었다.
기억들이 마치 파도처럼 송민규의 뇌리를 스쳐 지나가자 눈물이 소리 없이 흘러내렸다.
비서가 갑자기 전화를 걸어 안서연의 소식을 알렸다.
그녀는 지금 케언스에 있고, 현재 디자인 관련 회사의 면접을 준비 중이었다.
송민규의 마음은 이 소식에 다시 긴장되었다.
안서연을 찾지 못한 며칠 동안 그는 불안하고 초조했었는데 이제 그녀의 주소를 알게 되었다.
그는 여전히 조금 두려웠고 그녀가 자신을 용서하지 않을까 봐 걱정되었다.
그녀를 알아보지 못하고 그렇게 심한 짓을 했으니 누구라도 실망할 것이다.
“지금 당장 가장 빠른 항공권을 예약해줘. 서연이를 만나러 바로 출발할 거야.”
“하지만 대표님의 지금 상태로는 장시간 비행이 어려울 것 같아요...”
비서는 송민규를 바라보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하지만 송민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그는 즉시 일어나 옷을 정리하고 출발할 준비를 했다.
비서는 더는 말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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