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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화

다시 눈을 뜬 안서연은 병원에 있었다. 간호사가 약을 갈아주다가 그녀가 깨어난 것을 보고 안심했다. “이틀이나 혼수상태였는데 이제야 깨어나셨네요. 몸은 좀 어떠세요? 언니분이 병원에 데리고 왔을 때 너무 놀라서 기절하셨어요. 부모님이랑 형부분은 옆 병실에서 언니를 돌보고 계세요. 제가 모셔올까요?” 그 말을 들은 안서연은 속눈썹을 가볍게 떨며 고개를 저었다. “괜찮아요. 저를 보고 싶어 하지 않을 거예요. 저도 그 사람들을 보고 싶지 않고요.” 간호사는 눈에 동정이 스치더니 병실을 나섰다. “참나, 친자매인데. 동생이 피를 많이 흘려서 중환자실에 실려 왔는데 가족들은 안부는 묻지도 않고 놀란 언니만 돌보고 있네. 이틀 동안 한 번도 문병 안 왔잖아.” “듣자 하니 형부라는 사람이 송림 그룹 대표라던데. 언니가 재벌가에 시집가서 동생을 무시하는 것도 당연하지. 그래도 형부라는 사람은 정말 순정파야. 계속 언니 곁을 지키면서 약도 먹여주고, 죽도 직접 떠먹여 주잖아. 심지어 은퇴한 심리 전문가까지 모셔와서 마음의 상처를 달래주고, 선물도 끊임없이 병실로 보내고 있어...” 두 사람의 작은 탄식은 안서연의 귀에 선명하게 들렸다. 하지만 그녀는 시종일관 무표정했다. 이런 상황은 이미 익숙했다. 오후에는 의사가 그녀에게 검사를 받으러 오라고 했지만 아무도 동행하지 않아 혼자 허약한 몸을 억지로 일으켜 침대에서 내려왔다. 옆 병실을 지나갈 때 안서연은 부모님과 송민규가 안나연의 곁에 모여 오손도손 지내는 것을 보았다. 안진우는 그녀에게 이불을 덮어주고 있었고 김혜원은 포도를 입에 넣어주었다. 그녀는 얼굴에 달콤한 미소를 지으며 애교스럽게 말했다. “아빠, 엄마, 그동안 계속 저만 돌보시느라 서연이는 보러 가지도 못했잖아요. 저는 배부르니까 남은 이 생선국은 서연이에게 갖다 주세요. 걔 상처가 심해서 보충해야 할 거예요.” “아유, 걔 걱정은 하지 마. 걔는 어디서든 잘 살아. 이 국은 네 엄마가 밤새도록 끓인 건데 걔한테 주면 낭비야.” 안진우는 생각할 겨를도 없이 거절했고, 김혜원도 동의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송민규는 그녀의 앞머리를 정리해주며 꿀이 떨어질 듯한 눈빛으로 바라보며 부드럽게 말했다. “나연아, 의사가 그러는데 네가 걱정이 너무 많아서 기절한 거래. 안서연은 원래 냉정하고 매정해서 자매간의 우정을 신경 쓰지도 않아. 형부까지 탐내는데 네가 걔를 왜 신경 써?” 그의 냉정한 평가를 들으며 안서연은 자조하며 슬픈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태어날 때부터 해산물 알레르기가 있어서 어떤 수산물도 먹을 수 없었지만, 안나연은 생선, 새우, 게를 가장 좋아했기 때문에 집에는 항상 해산물이 있었다.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그녀는 채소와 흰 쌀밥만 먹었는데 부모님은 그 모습을 보고 편식한다고 질책했다. 안나연은 사람들 앞에서 동생을 특별히 챙기는 척했지만, 자매 둘만 있으면 끊임없이 차가운 말을 내뱉으며 때로는 주먹질까지 했다. 심지어 그녀를 때린 후 울면서 고자질하러 가서 거짓말을 했다. 그러면 안진우와 김혜원은 묻지도 않고 안서연을 빗속에 밤새도록 무릎 꿇게 했다. 그 후, 그녀는 언니를 멀리했고, 안나연이 원하는 것은 무엇이든 양보했다. 지난 생에서 송민규는 그녀가 유일하게 쟁취하고 싶었던 사람이었다. 하지만 결국 그런 결말을 맞이했다. 이번 생에 그녀는 자신의 삶을 잘 살고 싶었다. 다투지도, 빼앗지도, 사랑하지도 않고 싶었다. 안서연은 혼자 검사를 마치고 처방전을 받아 약을 가지러 갔다. 약국은 뒤쪽 건물에 있었는데 정원을 지나가야 했다. 분수대를 지나갈 때, 그녀는 누군가에게 붙잡혔다. 고개를 들어보니 안나연이었다. “어머, 벌써 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네. 그렇게 많이 다친 건 아닌가 봐. 말해두는데, 부모님은 모두 내 편이야. 네가 아무리 민규 오빠에게 옛날에 옆에 있던 사람이 너였다고, 오빠가 진정으로 좋아하는 사람이 너라고 말해도 소용없어. 힘 아껴두는 게 좋을 거야!” 그녀의 도발에 안서연의 반응은 담담했다. “걱정하지 마. 이제부터는 송민규를 좋아하지 않을 거야. 네가 원하는 모든 것을 양보할게.” 안나연은 그녀의 순종적인 모습에 익숙해져서 더욱 의기양양해 했다. “양보? 내가 네 양보가 필요해? 나는 어릴 때부터 원하는 대로 다 가졌어. 너는 내가 싫어하는 것만 주워 먹을 수 있어! 너는 평생 나를 이길 수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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