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59화 열나잖아
채진숙은 정말로 후회하고 있는 눈빛이었다.
권해나는 이미 더는 그녀에게서 아무것도 기대하고 있지 않았지만 정작 그런 눈빛을 마주하니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쓰라렸다.
채진숙이 고개를 저으며 실망과 후회가 담긴 목소리로 내뱉었다.
“네가 이런 인간인 줄 알았으면 애초에 낳지 말았어야 했어. 넌 은혜를 원수로 갚는 배은망덕한 애야! 너 같은 건 감정이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괴물이야!”
괴물...
권해나는 주먹을 꽉 쥐었고 외면하고 있던 기억이 한순간에 막을 새도 없이 쏟아져나왔다.
보육원에서 입양됐다가 몇 번이나 내쳐지며 들었던 그녀는 온갖 멸시의 말들을 들어왔다.
“쟤 왜 말을 못 해? 이상하잖아.”
“봐, 지저분해. 병이 있는 거 아냐? 다들 떨어져 있어.”
“너한테 돈을 그렇게 썼는데도 말을 못 하다니, 진짜 괴물이구나! 당장 꺼져!”
툭, 툭.
언제부터 내리기 시작했는지도 모를 비가 차갑게 몸을 적셨고 한기를 느낀 권해나는 몸을 떨었다.
채진숙은 여전히 후회가 가득한 눈빛으로 보고 있었다.
“권해나, 네가 조금이라도 사람 된 도리를 안다면 유호진한테 가서 제대로 설명해!”
채진숙은 그 말만 남기고 돌아섰다. 이번에는 정말 크게 화 난 듯했지만, 권해나의 표정을 확인하고는 은근히 만족스러운 기색이 스쳤다.
늘 무정한 애라고 여겼지만, 속으로는 자신을 신경 쓴다는 걸 느꼈기 때문이다.
세상에 제 엄마를 아예 신경 쓰지 않는 자식은 없을 것이다.
권해나가 고개 숙여 사과하고 용서를 빈다면 한 번쯤 기회를 줄 생각이었고 만약 끝내 고집을 꺾지 않으면 권해나는 포기하고 앞으로는 임하늘만 딸로 삼겠다고 마음먹었다.
비안개가 자욱했다.
집에 돌아온 권해나는 이미 온몸이 흠뻑 젖어 있었고 욕조에 몸을 담갔지만 따뜻한 물 속에서도 한기가 가시지 않았다.
그녀는 손가락 사이로 흘러내리는 물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정말 나는 그렇게 냉혹한 사람일까.’
그녀는 유연준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오늘은 일이 좀 있어서 저녁 같이 못 먹을 것 같아요.]
권해나는 목욕을 마치고 침대에 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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