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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3화 생일 축하해

권해나는 살짝 미간을 찌푸렸다. ‘그만두자, 혼자 먹으러 가야겠다.’ 차를 몰고 식당으로 향하던 중, 상가 앞을 지나는데 유리 진열창 너머로 두 사람이 보였다. 그 순간 권해나는 넋이 나갔고 앞차와의 거리가 빠르게 좁혀져 심장이 철렁했다. 그녀는 급히 브레이크를 밟고서야 겨우 진정할 수 있었다. 차를 길가에 세우고 다시 그곳을 보자 진열창 안에 있는 두 사람의 모습은 너무도 선명했다. 유연준과 석지은. 두 사람이 어떻게 함께 있는 건지, 유연준은 늘 석지은을 피했었다. 권해나는 마음이 복잡해졌다. 그녀는 잠시 망설이다가 메시지를 보냈다. [지금 뭐 하고 있어요?] 이번엔 곧 답장이 왔다. [자기야, 미안. 이제 문자 봤어. 일이 좀 있어서.] [일이요? 회사 일이에요?] [응, 아마 오늘은 같이 저녁 못 먹을 것 같아.] [알았어요.] 권해나는 휴대폰을 꼭 쥐고 그들이 함께 쇼핑하는 모습을 한참 지켜봤다. 한 시간이 지나서야 두 사람은 매장을 떠났다. 매장 안의 에어컨을 너무 많이 쐬었기 때문일까, 그녀의 마음도 점점 차갑게 식어갔다. ... 집으로 돌아온 권해나는 책상 앞에 앉아 노트북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그때 휴대폰이 울렸다. [자기야, 문 앞에 케이크를 두고 갔어.] 문을 열자 정말로 케이크가 놓여 있었다. [방금 온 거예요?] [응, 근데 다시 나왔어.] [그렇게 바빠요?] [미안해 자기야. 나중에 두 배로 잘해줄게.] [괜찮아요.] 권해나는 케이크를 먹으며 시간을 보냈다. 곧 자정이 되었고 창밖의 별빛은 유난히 밝았다. 오늘이 바로 그녀의 생일이었다. 휴대폰은 쉴 새 없이 울렸다. [딸아, 생일 축하한다. 올해는 곁에 함께하지 못해 아쉽구나.] 권재호는 문자와 함께 2억을 이체해주었다. [우리 딸, 더 예쁘고 건강하고 기쁜 일만 가득하길 바란다.] 남수희 역시 2억을 이체해줬다. [해나야, 생일 축하해!! 부자 돼서 나 좀 먹여 살려!] 도지수는 1억을 이체했다. [생일 축하해.] 한유라는 2억을 보냈다. ... 권해나는 미소를 지으며 모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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