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3화 권해나는 내 동생
김청자는 비틀거리는 발걸음으로 임씨 가문 사람들 앞에 섰다. 그녀는 손가락을 곧게 뻗어 채진숙과 자식들을 하나하나 겨누었다.
“이 고약한 같은 것들! 눈은 멀고, 마음은 썩어빠져서... 어찌 이렇게까지 어리석을 수 있느냐!”
“어머님!”
채진숙이 허둥지둥 달려들며 매달렸다. 목소리에는 두려움이 가득 실려 있었다.
“제발... 제발 그 말씀만은 하지 마세요. 하늘이 앞으로 사람들 앞에서 고개조차 못 들고 살게 될 거예요!”
김청자는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가슴을 움켜쥐었다. 하지만 이내 채진숙을 힘껏 밀쳐냈다.
“다들 들으십시오! 권해나는 제 친손녀입니다! 그리고 임하늘은... 그저 입양한 아이일 뿐입니다!”
순간, 파티장은 폭풍에 휘말린 듯 술렁거렸다.
“세상에, 정말 가짜 딸이네요?”
“하늘 씨, 가짜 딸 주제에 무엇이 그리 당당했던 걸까요?”
“임씨 가문 꼴 좀 보세요. 다 같이 눈이 멀어 가짜만 감싸고 있었네요.”
“하늘 씨는 정말 속이 썩어 있어요. 저는 해나 씨가 훨씬 나아 보입니다. 다행히도 김 회장님은 눈이 흐려지지 않으셨네요.”
임하늘의 시야가 순간 새까매졌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쓰러질 뻔했다.
권해나는 곧장 김청자 곁으로 다가가 부축했다.
“할머니, 왜 이렇게 무리하셨어요? 화내시면 몸에 안 좋아요.”
그녀는 손등으로 권해나의 손을 토닥이며 숨을 고른 뒤, 눈빛을 누그러뜨렸다.
“그래, 네 말이 옳다. 저런 것들 때문에 괜히 성을 내면 내 수명만 줄어들지.”
권해나는 잔잔한 미소를 지으며 속삭였다.
“오래도록 제 곁에 계셔야 해요. 건강하게, 백 년은 더 사셔야죠.”
김청자는 허허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응, 그래야 내 눈으로 네가 빛나는 걸 오래 볼 수 있겠지.”
그때 한유라가 다가왔다.
“김 회장님, 오셨군요. 안타깝게도 케이크가 방금 하늘 씨 때문에 망가졌습니다. 제가 새로 준비하도록 하죠. 꼭 드셔 보셔야 해요.”
김청자는 흐뭇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지, 그러자꾸나.”
곧 또 다른 케이크가 들어왔다. 이번에는 핑크빛 리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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