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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4화 각자 다른 세계

임수찬의 가슴이 한순간 요동쳤지만 본능적으로 임하늘을 바라보고 말았다. 걱정으로 잔뜩 찌푸린 임하늘의 얼굴은 이상하게도 애처롭기 그지없었다. 그 모습을 보는 순간, 머릿속에 수많은 생각이 스쳐갔다. ‘내가 한유라랑 잘 되면... 하늘이는 어떻게 되는 거지?’ ‘아니야, 우리는 그냥 남매잖아...’ 하지만 심장은 이미 무겁게 가라앉았다. ‘혹시... 내가 하늘이를 그냥 동생으로만 생각하는 게 아닐까?’ ‘말도 안 돼! 절대 그럴 리 없어. 그냥 남매라고!’ 결국 임수찬은 얼굴을 굳히고 메시지를 남겼다. [괜한 생각 하지 마. 한유라는 내일이면 돌아갈 거야.] 지금 그의 머릿속에는 오직 한 가지, 한유라를 붙잡는 일뿐이었다. ... 호텔 3층, 권해나는 조심스레 케이크를 잘라 사람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의 시선은 자꾸만 멀찍이 닫힌 문 쪽으로 향했다. 유연준이 밖으로 나오지 못하게 한 것도 결국 그녀였다. 아직은 둘 사이의 관계를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할 수 없었다. 단순히 권씨 가문의 부모님 때문만은 아니었다. 경인시의 복잡한 정세와 주변 눈치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해나 씨, 저는 예전부터 해나 씨가 참 괜찮다고 생각했어요. 임씨 가문 사람들은 정말 눈이 없는 거죠.” “맞아요. 이렇게까지 편애를 할 줄은 몰랐네요. 솔직히 이제 그쪽과는 일 못 하겠어요.” “정말 어리석은 사람들이에요...” 여러 사람이 앞다퉈 말을 쏟아냈다. 하지만 그중 일부는 진심이었다. 정말로 임씨 가문이 어리석다고 생각하며 권해나에게 호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지금 이 순간, 권해나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존경과 호감이 가득했다. 최고 집안의 인맥을 거느리면서도 이렇게 낮은 자세를 유지할 수 있는 그녀라면 미래는 분명 끝없이 넓을 터였다. “해나 씨, 저랑 친구 추가해도 될까요?” “저랑도요. 나중에 임씨 가문을 이으신다면 꼭 저랑도 함께 일해요.” “해나 씨, 저도요...” 앞다퉈 권해나에게 다가와 연락처를 묻는 이들. 권해나는 미소 지으며 굳이 거절하지 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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