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75화 커플링
도지수는 이유 없이 가슴이 답답해졌다.
말없이 고우진을 따라 차에 올랐지만 멀리서 반짝이는 롤스로이스와 조금 전 그의 말이 계속 머릿속을 맴돌았다.
그들과 자신 사이의 간극은 평생 발버둥 쳐도 결코 좁힐 수 없는 거리처럼 느껴졌다.
그럼에도 권해나와 한유라는 언제나 따뜻하게 그녀를 대해 주었다.
그 따스함이 오히려 도지수에게 더 큰 힘을 주었다.
‘그래... 더 열심히 노력해야 해.’
...
그날 밤, 두 사람은 권해나의 집에서 묵기로 했다.
“방은 마음에 드는 대로 골라.”
권해나가 말했다.
“그럼 난 여기!”
한유라는 주저 없이 권해나의 침실로 뛰어 들어갔다.
도지수도 깔깔 웃으며 따라 들어왔다.
“나도 여기서 잘래!”
권해나는 어이없다는 듯 웃으며 고개를 저었다.
“알았어, 그럼 셋이 같이 자자.”
넓지 않은 침대 위, 세 사람이 나란히 누우니 조금 비좁긴 했지만 오히려 포근한 느낌이 들었다. 마치 고등학교 시절 기숙사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었다.
그들은 자연스럽게 밤새 수다를 떨며 연애와 인생, 꿈 이야기를 이어갔다.
“유라야, 너희 할아버지, 아직 후계자 정할 생각 없으셔?”
도지수가 눈치를 살짝 보며 물었다.
한유라는 시선을 낮추고 천천히 말했다.
“할아버지 건강하시니까... 최소 십 년은 더 거뜬하실 거야. 아마 돌아가실 때까지 자리를 내주진 않으실 거야.”
“참 이상하네. 네가 장녀고 능력도 뛰어난데... 왜 고민하는 거지? 내가 할아버지라면 벌써 널 후계자로 세웠을 텐데.”
한유라는 표정 하나 바꾸지 않았다.
“장녀인 건 맞지만, 결국 여자잖아. 아마 동생을 더 염두에 두고 계신 모양이지. 그래봤자 소용없어. 내가 살아 있는 한, 그 자리를 다른 사람이 넘보는 건 절대 못 참아.”
한유라는 부모님을 일찍 여의고 할아버지의 혹독한 훈련 속에서 자랐다.
남들이 상상도 못 할 시련을 버텨냈고 결국 한성 그룹을 새로운 단계로 끌어올렸다.
그 눈빛엔 흔들림 없는 확신이 있었다.
한씨 가문은 그녀의 것이었다. 속으로 그녀는 다짐했다.
‘할아버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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