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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84화 연락 두절 된 임혜주

한지우의 눈이 살짝 반짝이더니 이내 미소 지으며 말했다. “두 사람이 남녀 친구가 아니라는 게 확실해요? 보니까 해나가 그 남자가 집어 준 음식을 먹은 것 같은데․․․․ 해나는 항상 분수 있는 사람이었잖아요.” 유연준 팔의 힘줄이 불끈 튀어나왔다. 몇 초 후, 유연준은 무겁게 가라앉아 감정을 읽을 수 없는 목소리로 말했다. “해나 씨는 그를 좋아하지 않아요.” “엥? 연준 씨, 해나를 잘 아시나 보네요?” “음, 해나 씨는 나의․․․” 유연준은 반쯤 말하다가 권해나의 당부를 떠올렸다. 그들은 이 일을 당분간 다른 사람에게 말하지 않기로 약속했다. “해나 씨는 내 친구거든요.” “그렇군요.” 한지우는 무슨 생각에 잠긴 듯했다. 유연준은 얼굴이 굳어진 채 앞에 놓인 음식에 대해서는 정말 입맛이 없었다. “전 볼일이 있어서 먼저 갈게요. 천천히 드세요.” “이렇게 갑자기요?” 한지우는 유연준이 자리에서 일어나 떠나는 걸 보며 조금 서운했다. 권해나와 윤현준도 식사를 마친 뒤 헤어져야 했다. 윤현준은 극진하게 서비스할 생각인가 보다. “권 대표님, 제가 모셔다드릴게요.” “괜찮아요. 저도 차 끌고 나왔어요.” 윤현준은 아주 아쉬워했다. “알았어요. 권 대표님, 길에서 조심하세요.” 권해나가 자신의 차량 가까이에 도착해보니 그 옆에 훤칠한 기럭지를 자랑하는 한 사람의 모습이 보였다. 그녀는 잠시 멍해졌다. 검은 눈동자로 그녀를 바라보는 유연준의 눈빛은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권해나는 입술을 꽉 다문 채, 한동안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타.” 유연준이 차 문을 열었다. “차 끌고 나왔어요.” “이진혁에게 당신 차를 운전해 가라고 할게.” 유연준의 목소리는 참견할 틈이 없는 듯한 뉘앙스였다. 권해나는 민감하게 유연준의 기분이 별로라는 걸 알아챘다.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설마 유연준도 날 봤었나?’ 차에 오른 후, 두 사람은 서로 아무 말이 없었다. 권해나는 유연준이 자신을 봤다는 걸 더욱 확신했다. ‘지금 말이 없는 건 내가 설명하기를 기다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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