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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4화 임수지의 본모습

임수지와 임하늘의 표정이 단숨에 굳어졌다. 임수지는 속에 쌓인 화를 참지 못하고 터뜨렸다. “지금 누구한테 하는 말이야?” “내가 특정해서 말한 건 아닌데, 수지야. 괜히 오해하지 마.” “흥, 언니가 비꼬는 거 모를 줄 아냐? 사람들이 언니를 싫어하는 건 다 이유가 있어. 하늘 언니는 똑똑하고 배려심도 깊은데 넌 독하고 이기적이잖아!” 임수지는 대놓고 비웃으며 날카롭게 덧붙였다. “언니가 세한 그룹에 얼마나 더 있을 수 있을 것 같아? 이번 주 안에 잘릴 게 뻔하고 어쩌면 빚까지 떠안을걸?” “안타깝지만 세상일이 네 바람대로 흘러가진 않더라.” 권해나는 담담히 받아쳤다. “그래? 언니가 온라인에서 욕먹는 꼴을 못 봐서 그래!” 임수지는 휴대폰을 꺼내 세한 그룹 관련 게시물을 찾아낸 뒤, 화면을 김청자 앞으로 내밀었다. “할머니, 보세요. 해나 언니 지금 얼마나 욕먹고 있는지. 만약 사람들이 언니가 임씨 집안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면 우리 집안 전체가 욕을 먹을 거예요!” 김청자가 화면을 보며 눈을 가늘게 뜨더니 얼굴에 서서히 분노가 번졌다. 임수지는 은근히 입꼬리를 올렸다. ‘드디어 할머니도 권해나의 민낯을 알게 된 거야! 아직도 권해나를 두둔할까?’ 하지만 김청자의 목소리는 얼음 같았다. “이딴 걸 감히 내 앞에 들이밀다니.” 임수지는 황급히 휴대폰을 거두며 변명했다. “할머니, 저는 그냥 언니의 진짜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을 뿐이에요!” “해나가 어떤 아인지는 내가 몰라도 네가 어떤 앤지는 다들 이제 알게 된 모양이구나.” 김청자의 눈빛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임수지의 미간이 찌푸려졌다. ‘뭐지? 사람들이 욕을 덜 해서 그런가?’ 그런데 화면에 뜬 글귀를 본 순간, 그녀는 온몸이 얼어붙었고 식은땀이 이마를 타고 흘러내렸다. [알고 보니 임수지가 자작극이었다. 역겨워!] [임수지, 사과해라!] [드디어 꼴 보기 싫던 인간 본모습이 드러났네. 원래부터 가식적인 줄 알았어!] ‘이게 뭐지? 왜 모두 나를 욕하는 거야?’ 임수지는 곧 원인을 찾아냈다. 어느 마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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