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화 드러난 진실

권해나는 고운 눈매에 아무런 표정도 없이 임수지를 내려다봤다. 마치 제왕이 백성을 굽어보는 듯한 시선이었다. 채진숙은 그 눈빛을 본 순간, 자신도 모르게 얼굴이 굳어졌다. ‘어째서 내가 이런 느낌을 받는 거지?’ 임무원의 눈빛에는 잠시 감탄이 스쳤다. ‘역시 보통 아이가 아니야. 내 핏줄답게, 그 앞날이 하늘이 못지않을지도 몰라.’ 임수지의 등골에서는 식은땀이 흘러내렸다. 권해나가 단숨에 자신의 알레르기 원인을 짚어내다니. “수지야, 넌 왜 해나에게 그런 짓을 한 거니? 너희 둘 사이에 원한이라도 있던 거야?” 김청자의 목소리는 차갑게 울렸다. 임수지는 무심코 임하늘을 바라봤고 임하늘은 곧장 눈치껏 끼어들었다. “수지야, 혹시 석지은 때문이지? 지은이가 자기 제품이 언니에게 밀린 걸로 원한을 품었잖아.” “맞아요! 석지은이 저를 시킨 거예요. 할머니, 석씨 가문은 경인시에서도 손꼽히는 대가문이에요. 전 그 집안을 감히 거스를 수가 없었어요!” 임수지는 울먹이며 말했다. “해나 언니, 미안해! 정말 잘못했어. 하지만 나도 어쩔 수 없었어.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면 안 될까?” 그러나 속으로는 치를 떨며 이를 갈았다. 그 빌어먹을 권해나가 녹음을 하지 않았다면 지금 자신이 이렇게 전 국민에게 욕먹을 리 없었다! 원래는 이번 일을 기회 삼아 권해나를 궁지에 몰아넣고 거액까지 챙겨 명성도 올릴 생각이었다. 말 그대로 일거삼득이었는데, 이제는 연예계에서 버틸 수 있을지도 장담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 석지은이 널 시킨 거라면 가서 그 책임을 석지은에게 물어.” 권해나는 단호하게 잘라 말했다. 임수지는 목이 메인 듯, 떨리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하지만 석씨 가문은 너무 크고 막강해. 내가 어떻게 감히...” 임하늘은 안쓰럽다는 듯 임수지를 바라보다가 권해나에게 호소했다. “언니, 지금은 여론도 이미 언니 쪽으로 돌아섰잖아. 그러니 수지에게도 살길을 좀 열어주면 안 돼? 그냥 둘이 작은 오해로 다툰 거라고 해주면 네티즌들도 받아들일 거야.” “미안하지만 난 그럴 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