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9화 정체가 드러나다
사회자가 난처한 표정으로 나연을 바라봤다.
강주은이 낮게 욕을 내뱉었다.
“저 임하늘, 진짜 정신 나간 거 아냐? 감히 너를 의심해?”
“자신감 넘치네.”
권해나가 차갑게 잘라 말했다.
사회자의 머뭇거림을 눈치 챈 임하늘이 더 크게 소리쳤다.
“감히 나연 선생님을 사칭하다니! 그게 불법인 거 몰라?”
순식간에 모든 시선이 심사위원석으로 쏠렸다.
임수찬은 분을 참지 못해 이를 갈았다.
“어쩐지 하늘이가 우승을 못 하더라니, 원흉이 저 여자였군! 가만두지 않겠어. 경찰서에 바로 신고할 거야!”
채진숙도 안도하는 기색을 보였다.
이미 사람들 앞에서 ‘임하늘이 반드시 1등’이라고 호언장담했으니, 이 상황은 구세주 같았다.
그때 권해나가 마이크를 집어 들었다.
“실력은 부족하면서 꼼수만 많은 건가 보네요. 1등을 못 한 건 본인 실력이 모자라서예요. 감히 나한테 신분 증명을 요구해요? 당신이 뭔데?”
순간, 객석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졌다.
“봐, 임하늘 자신만만하더니 역시 가짜를 스승으로 모신 거였지.”
“이거 완전 굴욕이다.”
“근데 혹시 진짜 나연 님이 아니라면 어쩌지?”
“말도 안 돼. 주최 측이 멍청이도 아니고 게다가 주은 님이랑 나연 님은 친구잖아.”
수많은 조롱 섞인 시선이 쏟아지자 임하늘의 얼굴은 화끈거렸고 곧 모욕감이 분노로 변해 치밀어 올랐다.
“진짜 나연이라면 왜 못 증명해요? 뭔가 숨기는 거 아니에요?”
“세상에 당신 같은 사람이 한둘도 아닐 텐데, 내가 매번 증명해야 해요?”
권해나가 비웃듯 가볍게 웃었다.
임하늘은 이를 악물고 말했다.
“좋아요, 당신이 진짜라면 저 이 자리에서 사과하겠어요. 하지만 아니라면 당신이 저한테 사과해야 해요. 심사도 다시 해야 하고요!”
“당신 사과 따위 필요 없어요.”
권해나의 목소리는 싸늘했다.
“대신 내가 진짜라는 걸 보여주면 당신은 앞으로 평생 피아노 대회엔 발도 못 들일 줄 알아요.”
“좋아요!”
임하늘이 단호하게 외쳤다. 어차피 저 여자는 가짜니까 상관없었다.
권해나가 무대 위로 올라왔다.
모자와 마스크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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