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0화 피아노 콩쿠르
“임하늘, 어서 나연 님께 사과드려!”
임하늘의 얼굴이 잿빛으로 질렸다. 그런데 권해나가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그녀의 귓불에서 낯익은 귀걸이가 번뜩였다.
순간적으로 불길한 직감이 스쳤고 임하늘은 반사적으로 권해나의 모자를 쳐냈다.
조명 아래, 완벽하게 조각된 듯한 눈매와 입매가 드러났다.
“저게 뭐 하는 짓이야?”
“세상에... 진짜 나연 선생님 맞잖아. 너무 예쁘다!”
“아... 그래서 얼굴을 가렸구나. 안 그랬으면 여기 있는 사람 전부 얼굴만 보느라 정신 못 차렸을걸.”
임씨 집안 세 사람은 충격에 굳어 버렸다.
임수찬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권... 권해나?”
채진숙은 입술을 질끈 깨물고 치맛자락을 움켜쥐었다는데 감정이 뒤엉켜 얼굴이 일그러졌다.
임무원은 자세를 고쳐 앉고 안경을 고쳐 쓰며 무대를 똑똑히 바라봤다.
그 와중에 임하늘은 오히려 침착해진 듯 비웃음을 터뜨렸다.
“하하, 그래. 권해나, 네가 날 막으려고 나연 선생님인 척 분장한 거였어.”
그녀는 곧장 관객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권해나를 가리켰다.
“이 사람, 다들 알죠? 세한 그룹 대표 권해나예요! 저룰 질투해서 일부러 나연 님인 척한 거예요. 제 우승을 막으려고요!”
상상도 못 했다. 가면 뒤에 있던 인물이 권해나일 줄이야.
그러나 이건 어리석기 짝이 없는 선택이었다. 오늘 이후로 그녀는 나연 팬들에게 철저히 매장될 게 분명했다.
권해나는 여전히 눈빛 하나 흔들리지 않고 차가운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내가 가짜라면 그럼 진짜 나연은 어디 있어?”
임하늘은 황급히 휴대폰을 꺼냈다.
“좋아, 지금 당장 선생님께 전화해 보지 뭐!”
그제야 그녀도 깨달았다. 진짜 나연을 부르면 권해나의 정체를 쉽게 밝혀낼 수 있다는 걸.
벨소리가 울렸으나 수십 초가 지나도록 받는 이는 없었다.
임하늘은 포기하지 않고 계속 걸었다. 마지막으로 시도했을 때 차가운 안내음이 흘러나왔다.
차단된 것이다.
손바닥은 땀에 젖었고 온몸이 얼음물에 빠진 듯 차가워졌다.
“연락이 안 되나 보네?”
권해나는 휴대폰 화면을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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