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2화 우연히 만나다
임무원도 고개를 갸웃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하늘이 때문이 아니면... 설마 단순히 서임 그룹의 미래를 보고 도왔던 걸까?”
임수찬이 고개를 저으며 대답했다.
“그럴 리가 없죠. 그렇게 오래 프로젝트를 같이 해왔는데 한 번도 제대로 이득 본 적이 없는데요. 아, 혹시...”
그의 눈빛이 번쩍 빛났다.
“엄마, 아빠. 혹시 권씨 가문 사람들이 하늘이에게 저희가 있다는 걸 불편하게 생각한 거 아닐까요? 듣기로 그분들이 입양한 딸은 고아라잖아요.”
임무원은 잠시 곰곰이 생각하다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럴 수도 있겠구나. 나라도 그럼 마음이 불안하긴 할 거야.”
채진숙은 얼굴을 찌푸리며 손사래를 쳤다.
“그럼 어떡해? 우리가 정말 하늘이랑 관계를 끊어야 한단 말이야? 말도 안 돼.”
임수찬은 차분히 어머니를 달랬다.
“하늘이가 권씨 가문에 들어가면 그게 무슨 상관이에요? 서류상 관계를 정리한다고 해도 우리와 진짜 인연까지 사라지는 건 아니잖아요.”
임하늘도 미소를 살짝 지으며 부드럽게 말했다.
“저한테 엄마 아빠는 언제까지나 두 분이에요. 그건 절대 변하지 않아요.”
그 말에 채진숙은 눈시울이 붉어졌다. 그녀는 가슴이 미어지도록 임하늘이 아까웠지만 권씨 가문이 안겨줄 부와 영광을 떠올리자 결국 억지로 고개를 끄덕이고 말았다.
한편 재율 그룹에서.
대표 사무실로 돌아온 권재호와 남수희는 얼굴이 잔뜩 굳어 있었다. 권해나가 무슨 일인지 묻자 남수희가 임씨 가문 사람들의 뻔뻔한 속셈을 털어놓았다.
그러자 모두 말문이 막혔고 오주원이 어이없다는 듯 웃음을 터뜨렸다.
“와, 저 집안은 자존감 하나는 넘치네요. 솔직히 저 꼴이면 망하는 것도 시간문제죠.”
권재호도 고개를 끄덕였다.
“맞아요. 요즘 서임 그룹 성장세가 그다지 좋지도 않고요. 자, 그 얘기는 여기까지 하고 본론으로 넘어갑시다. 이번 입찰에서 우리가 가장 신경 써야 할 상대는 역시 유연준 대표예요.”
“유 대표가 서강시에 온 건 분명 이 땅을 노리고 있어서일 거예요. 목표가 우리와 같을 가능성이 커요. 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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