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5화
투우 대회가 끝났고 우승자는 두말할 것 없이 구상철이었다.
매년 우승자가 그였기에, 이제 연제국의 전통 대회는 그의 독무대나 다름없었다.
구상철은 청동으로 만든 상배를 강청연에게 건네주며 껄껄 웃었다.
“청연아, 이 상배는 네게 주마. 이걸 볼 때마다 오라버니의 강인하고 용맹한 몸을 떠올리게 될 테지.”
구상철은 승리에 도취되어 이성을 잃은 듯했다.
이따위 음탕한 말을 세자빈 앞에서 태연히 내뱉다니, 이미 대역죄를 범한 것이나 다름없었다.
강청연은 울컥 치솟는 구역질을 꾹 눌러 삼키며 상을 받아 들었다.
상에는 조악한 글씨로 ‘천강군신대장군’이라 새겨져 있었다.
경기장을 벗어나 마차에 오르자마자 그녀는 그 상배를 김신재에게 내던졌다.
김신재는 그것을 이리저리 살피다가 말했다.
“이건 또 뭡니까? 혹 새로 나온 요강입니까?”
“푸흣...”
강청연은 웃음을 터뜨리며 손으로 입을 가렸다.
“조용히 하거라. 듣기라도 하면 어쩌려고. 지금 세자 저하께서 안 계시니, 구상철의 표적은 너일 것이다.”
그녀는 김신재 옆에 있으면 마음이 한결 편했다. 이무열과 있을 때보다도 훨씬 더 부부 같았다. 마치 방금 혼례를 치른 새내기 부부처럼 아기자기하고 따뜻했다.
“들으면 또 어떻습니까. 어차피 저놈은 오늘 밤에 죽을 팔자입니다. 오늘 밤 이것으로 저놈의 오줌이나 받아줘야겠습니다.”
김신재가 콧방귀를 뀌며 말하자 강청연은 눈을 가늘게 뜨며 투덜거렸다.
“이무령이랑 한방을 쓰게 됐으니, 제발 조심 하거라. 정체가 들통나면 다 끝장이다.”
이무령과 김신재가 같은 방을 쓰게 된 건 이무열이 직접 꾸민 배치였다. 필요한 조치였기에 강청연도 꾹 참았다.
강청연은 심지어 폭포 아래에서 김신재를 두 번이나 품게 했던 터였다. 억지로라도 불을 꺼줘야 했다.
안 그러면 이무령 같은 절세 미녀 옆에서 김신재가 버틸 리가 없었다.
“내 마음속엔 오직 세자빈마마 한 분뿐입니다. 다른 여인은, 그저 티끌일 뿐이지요.”
“웩, 어디서 그런 끈적한 말을 하는 것이냐.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그렇게 한바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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