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98화
연제국 도성 북문 밖.
세자 이무열은 우림군 이백을 거느리고 숲가에 잠시 멈춰 섰다.
그때 이무령이 보낸 심복이 헐레벌떡 달려와 전했다.
“전하, 김 소부님의 뜻은 전하께서 먼저 입성하시어 군관과 힘을 합쳐 구상철을 토벌하시라 하옵니다. 나머지 병력은 뒤따라 입성할 것이오니 북문 수비대에 동태를 들키지 않도록 하자는 것이옵니다.”
이무열은 고개를 끄덕이며 이르렀다.
“알았다. 그대는 병력과 함께 향 한 자락쯤 늦춰 입성하라.”
“예, 전하!”
이무열은 말고삐를 당기며 북문으로 달려갔다. 이미 연제왕이 밀지를 내렸기에 심복이 문을 열 준비를 마쳐 두었다.
하지만 이 소식을 듣자 그는 김신재를 향한 불만이 치밀어 올랐고 김신재가 너무 섣부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직 세자빈의 태기가 확실치도 않은데 섣불리 구상철을 죽인다니. 혹여나 아이를 잉태하지 못한 채 부인마저 타인에게 짓밟혔다면 그간의 공이 물거품이 아니겠는가.’
“김신재, 그대는 내 부인이 진짜 아이를 가졌기를 하늘에 비는 게 좋을 것이오. 그렇지 않다면 결코 좌시치 않을 것이야.”
이무열은 부인의 정절도, 그녀가 그간 구상철에게 어떤 일을 당했는지도 신경 쓰지 않았다.
그가 오로지 바라는 건 바로 강청연이 아이를 잉태했는지, 그리하여 자신의 왕위 계승권을 지켜낼 수 있는지였다.
...
세자행궁.
수비는 삼엄했다.
행궁 중정 앞엔 구씨 가문 군사 오십이 밤을 지키고 있었고 문 바깥에선 우림군 오십이 진을 치고 있었다.
이무령이 내린 명령은 명백했다. 일단 싸움이 벌어지면 곧장 대문을 잠그고 앞에 선 구가군 병사들을 모조리 베어 버리라는 것이었다.
또한 백주에 교대할 우림군 병사 오십은 이미 어둠 속에 숨어 이무령의 신호만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는 일을 키움과 동시에 이무령이 스스로의 퇴로를 마련해 둔 계책이었다.
혹여 단기로는 그녀가 구상철을 당해내지 못하더라도 일단 행궁의 출구가 봉쇄되면
구상철이라 한들 백 명이 넘는 우림군의 포위를 뚫을 재간은 없을 터였으니까.
한편, 세자빈의 침소에선 이미 술이 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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