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4화
성유리는 힘껏 버둥대며 자신의 손을 박지훈의 손아귀에서 빼내려 했다.
하지만 남자는 점점 더 세게 잡아 빠져나갈 기회를 주지 않았다.
“대표님...”
성유리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앞의 남자가 말을 가로챘다.
“이런 일들 겪느라 안에서 힘들었을 텐데 어떻게 버텼어?”
“증오가 일정 수준에 이르면 자연스럽게 버틸 수 있게 돼요.”
고개를 든 성유리는 박지훈의 눈을 바라보며 한 마디 한 마디를 내뱉었다.
시선을 마주친 순간 남자의 표정은 유난히 복잡했다.
이내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
“그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너를 왜 감옥에 보낸 거야?”
과거의 일을 꺼내자 몇몇 고통스러운 기억들이 다시 공격해 극심한 괴로움을 느꼈다.
박지훈은 성유리의 얼굴이 급격히 어두워지는 걸 확연히 느낄 수 있었다.
“그렇게 궁금하시다면 직접 조사해보시죠.”
“그게 진실이 아니란 걸 알아.”
남자의 목소리는 이전보다 한껏 더 낮아졌고 매우 무거웠다.
이 말에 깜짝 놀란 성유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바라보았다.
그녀의 손을 놓고 의자에 기대어 앞을 바라보던 남자는 잠시 생각에 잠긴 후 다시 입을 열었다.
“네가 억울하게 잡혔을 거란 걸 알아, 이번 병원 일처럼 누명을 쓴 거지?”
누명.
이 단어에 성유리는 두 주먹을 꼭 쥐었다.
마음속의 증오가 갑자기 파도처럼 밀려와 순간적으로 그녀를 삼킬 것만 같았다.
“네가 말하지 않아도 대충은 알아. 하지만 네가 말하기 싫다면 더 묻지 않을게.”
담담한 남자의 목소리는 왠지 이 일에 무심한 듯했다.
“다만 앞으로 그 여자를 만날 때 더 조심해.”
극진히 따뜻한 말이 가볍게 귓가에 닿자 성유리는 그제야 꽉 쥐었던 손가락을 살짝 풀었다.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진미연과 박철용 외에는 그 누구도 그녀에게 이런 말을 해준 적이 없었다.
그렇게 세 번째로 그녀를 믿어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 사람이 바로 박지훈이라니!
“조언 감사합니다. 다른 일이 없다면 먼저 가볼게요.”
박지훈 쪽을 향해 고개를 살짝 끄덕인 뒤 무의식적으로 손을 뻗어 차 문을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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