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2화
박지훈이 입을 열었다.
“만약 양아현이 또 너를 괴롭히면 나한테 말해, 내가 도와줄게.”
“괜찮아요, 이런 작은 일은 제가 해결할 수 있어요. 박 대표님의 호의는 감사하지만...”
성유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박지훈은 넓은 손으로 그녀의 허리를 잡더니 배까지 닿았다.
가슴은 당장이라도 그녀의 등에 닿을 듯했다. 그러고는 뒤에서 그녀의 오른쪽 귀 가까이 다가가 속삭이듯 물었다.
“성유리, 일부러 나와 거리를 두려는 거야?”
순간 억눌렀던 긴장감이 갑자기 다시 밀려온 성유리는 빠르게 몸을 돌려 거리를 벌렸다.
“아니요,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세요.”
성유리의 옆얼굴을 흘끗 본 남자는 갑자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한편 성유리는 옆에 정교하게 포장된 분홍색 상자를 눈치챘다.
방금 박지훈이 들어올 때 이 상자를 들고 온 것이었다.
호기심에 돌아서서 남자를 바라보았다.
“박 대표님, 이건 뭐예요?”
“얼마 전에 너와 아림이를 위해 산 과자야. 그날 개인병원에 급한 일이 생겨서 전해주지 못했는데 오늘 시간이 나서 근처를 지나다가 가져왔어.”
성유리의 머릿속에 전미정을 혼냈던 날, 박지훈이 개인병원 앞에 나타났던 장면이 떠올랐다.
아마도 그날이었을 것이다.
“과자는 총 여섯 가지 맛이 있는데 네가 어떤 맛을 좋아할지 몰라 아이들이 좋아하는 거로 골랐어. 친구랑도 함께 먹어봐, 어차피 혼자서 다 먹을 수 없을 거야.”
“아림이 대신 감사드려요.”
성유리의 올라간 입꼬리를 본 박지훈은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그녀의 아름다운 눈매를 내려다보며 담담한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괴롭힘당했을 때,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일이 생기면 나한테 말해. 안 그러면 박씨 집안에 네 편이 없는 줄 알 거야. 박진우가 널 지켜주지 못한다면 내가 할 수 있어.”
연고를 들고 있던 성유리의 손이 갑자기 멈췄다.
고개를 들어 올린 순간 무표정한 남자의 눈빛과 마주쳤다.
놀라운 것은 그의 눈에 희미한 감정이 스치는 것을 발견했다.
이런 감정은 그들이 창고에서 키스했을 때도 그의 눈에서 본 적이 있었다.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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