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36화
성유리는 조금 전 박지훈이 했던 말을 곱씹었다.
‘방금 지훈 씨가 한 말은... 아림이가 아니라, 나에게 한 말이었어.’
애초에 그 간식은 송아림의 몫으로 산 거였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송아림은 그저 구실이었을지도 모른다.
성유리는 개인 병원 문을 잠그고 멀어져 가는 박지훈의 차를 바라보다가 어젯밤의 장면들이 자꾸만 떠올라 마음이 괜스레 어수선해졌다.
성유리는 고개를 한 번 세차게 젓고 복잡한 생각을 털어낸 뒤, 차를 몰아 집으로 향했다.
성유리가 윈드 타워 문 앞에 막 차를 세웠을 때, 검은색 카이에는에 기대 담배를 피우고 있는 익숙한 실루엣이 눈에 들어왔다.
성유리가 차에서 내리자 그는 담배를 비벼 끄고 성큼성큼 다가왔다.
“여기에는 왜 온 거예요?”
“이혼 얘기하러 왔지... 그거 말고 뭐가 있겠어?”
박진우는 입꼬리가 비꼬듯 살짝 올라갔고 성유리는 무심코 시선을 내려 그가 든 서류뭉치를 보았다.
‘내 생각이 맞다면 저게 바로 새로 작성한 이혼 합의서겠지...’
“진우 씨는 재산이 수조 원이 될 텐데... 이렇게 빨리 정리했다고요?”
성유리는 차가운 미소를 지으며 경멸이 가득한 눈빛으로 박진우를 바라보면서 말을 이었다.
“열흘, 보름은 걸릴 줄 알았는데요. 박 대표님 곁에 직원들은 그래도 일 처리가 정말 빠른 편이네요...”
“네가 할아버지 앞에서 뭐라고 떠들어 댄 거 아니야?”
박진우의 미간에는 서늘한 기운과 불쾌함이 짙게 배어 있었다.
“이혼 얘기 말고 내가 무슨 말을 했겠어요?”
성유리는 단도직입적으로 되물었다.
“설마 제가 할아버지 앞에서 부추겨서 진우 씨의 재산 절반을 달라고 했다고 믿는 건 아니겠죠?”
“아닌가? 네가 입도 안 뗐다면 할아버지가 그런 황당한 조건을 들고나올 이유가 없잖아. 애 하나 낳아줬다고 내 재산 절반을 가져가겠다니... 네 마음도 참 독하네.”
그는 손에 든 합의서를 성유리의 가슴에 탁하고 내리쳤다. 힘이 꽤 실려 있었기에 성유리는 얼굴을 살짝 찌푸렸다. 하지만 박진우가 손을 떼는 순간 성유리는 재빨리 합의서를 받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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